‘19禁 소설’ 전문 출판사 이름은 ‘19.0’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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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소설 ‘크로스 파이어’ 펴내 ‘그레이…’ 시리즈에 도전장

높은 굽의 하이힐이 그려진 표지. 검은색 바탕으로 된 아랫부분에는 빨간 네모 칸 안에 ‘19.0’이란 숫자가 눈에 띈다. ‘19.0’은 21세기북스의 새로운 임프린트(독립 출판 브랜드) 이름이다. ‘19금(禁) 소설’을 전문으로 펴내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일까?

실제 19.0에서 펴낸 실비아 데이의 ‘크로스 파이어-유혹’(사진)은 성인용 로맨스 소설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아성을 무너뜨릴 기세다. 2012년 아마존 최고의 로맨스 소설로 선정된 이 책은 국내에서도 최근 교보문고와 예스24의 전자책 종합베스트셀러 목록 1위에 올랐다. ‘그레이…’ 시리즈가 변태적인 섹스 묘사에 중점을 뒀다면, ‘크로스…’의 경우 에로틱 스릴러처럼 운명적 사랑과 과거의 덫으로 갈등하는 두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0’은 앞으로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에서 선호도가 높은 스릴러, 판타지, 추리, 로맨스, 무협의 장르문학을 전문으로 펴낼 예정이다. 김성수 21세기북스 편집실장은 “19금 작품만 전문으로 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19금까지도 자유롭게 낼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자책의 초기 대중화에는 ‘에로틱 소설’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20∼80쪽 분량의 ‘싱글 e북’ 등 다양한 형태의 전자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때 ‘○○북스’ ‘△△하우스’ 등이 유행하던 출판사 이름에 숫자가 등장하게 된 것은 올해부터다. ‘8.0’이라는 임프린트가 펴낸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책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다. ‘8.0’은 문학을 전문으로 출판하던 세계사가 새롭게 만든 경제경영서 전문 브랜드였다. 이 책이 50만 부 이상 팔리는 소위 ‘대박’이 나면서 ‘8.0’은 세계사의 임프린트에서 에이트포인트라는 회사로 독립했다.

허윤정 8.0 기획편집팀장은 “8.0은 독자들에게 비즈니스와 관련된 8가지 비전과 기회를 제공하며, 8이란 숫자가 옆으로 보면 무한대란 의미를 갖고 있는 브랜드”라면서 “최근 숫자로 된 이름이 미래학, 테크놀로지, e북 등에서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19금 소설#크로스 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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