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학년도 수능점수 분석]언수외 만점자 크게 늘어… 최상위권 동점자들 경쟁 치열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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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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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이도 조절 또 실패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외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1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11점 높아졌다. 반면 언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27점으로 10점이나 떨어졌다. 또 문과생이 치르는 수리‘나’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4점 올랐고, 이과생이 보는 수리‘가’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와 같았다.

○ 상위권 동점자는 줄어들 듯

수능 채점 결과 언어, 수리, 외국어 3개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 합산점수는 인문계가 지난해보다 5점 오르는 등 전체적으로 상승했다. 표준점수는 수능 응시자 가운데 수험생의 상대적인 위치를 보여주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울수록 최고점이 올라간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소장은 “이번 수능은 전반적으로 영역별 난이도를 갖춰 상위권 변별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 비해 상위권에서는 동점자가 줄었다. 외국어의 경우 1등급 범위가 지난해 2점에서 올해 7점. 2등급도 3점에서 8점으로 크게 벌어졌다. 등급은 영역·과목별 표준점수에 근거해 1∼9등급으로 나눈다. 통상 1등급은 표준점수 상위 4%, 2등급은 다음부터 상위 11%까지 자른다.

수리‘나’의 경우 올해 1등급 범위가 6점, 2등급 9점으로 지난해 3, 4점보다 벌어졌다. 수리‘가’는 올해 1등급이 7점, 2등급이 8점으로 지난해 9점, 6점과 비슷한 수준. 메가스터디 손은진 전무는 “수리‘가’가 지난해 상당히 어려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수리 영역은 상위권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언어에서만 올해 표준점수 최고점 127점과 1등급 커트라인(125점) 차이가 2점에 불과했다. 2등급도 3점 안에 몰려 있다. 지난해는 1, 2등급 범위가 각각 6점, 7점이었다. 이에 따라 언어에서는 3점짜리 문제 하나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지게 됐다.

상위권과 달리 최상위권 학생 간에는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만점자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최상위권 학생들은 풀 만한데 상위권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을 만한 문제가 많았다. 그렇다 보니 만점자는 늘었지만 표준점수가 올라간 현상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 난이도 조절 대실패한 탐구

만점자 비율을 1%대로 맞춘다는 평가원의 방침은 올해도 어긋났다. 특히 언어의 경우 만점자가 1만4625명(지난해 1825명)으로 2.36%나 됐다.

성태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EBS 연계 출제로 인해 서울과 지방 학생의 성적 차가 얼마 나지 않았다. 학생들의 언어 학습능력이 좋아졌다고도 볼 수 있다. 또 언어가 수능 첫 과목이라는 점을 고려해 쉽게 출제한 점도 작용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언어가 지난해 상당히 어려워 만점자 1%라는 수치에 급급해 이번엔 너무 쉽게 낸 듯하다. 결국 난이도 조절에 또 실패한 셈”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올해 6월과 9월 모의고사에서 언어 만점자는 각각 0.31%, 2.15%. 목표로 하는 1%와 어긋났다. 난이도가 널뛰기를 거듭한 것이다.

난이도 조절 실패는 탐구영역 선택과목에서 특히 심했다. 사회탐구 11개 과목, 과학탐구 8개 과목의 만점자 비율과 표준점수 최고점은 천차만별이었다. 사회탐구 표준점수 최고점은 경제가 77점, 세계지리가 69점으로 8점 차가 났다. 과학탐구는 생물Ⅱ가 77점, 지구과학Ⅰ이 65점으로 무려 12점이나 벌어졌다. 탐구영역은 워낙 과목 수가 많아서 매년 선택과목 간 유불리 논란이 되풀이되긴 했지만 이번처럼 격차가 심한 경우는 드물었다.

난이도를 살펴보면 사회탐구의 경우 윤리를 제외한 모든 과목이 지난해보다 어려워졌다. 지난해는 모든 과목의 만점자 비율이 1%를 넘었지만, 올해는 윤리만 3.15%나 되고 나머지 과목은 1%에 못 미쳤다. 과학탐구에서는 지구과학Ⅰ은 응시자의 7.96%가 만점을 받는 바람에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내려앉을 정도로 지나치게 쉬웠다.

신진우·김희균 기자 niceshin@donga.com
#수능#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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