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센카쿠 국유화, 빚더미 섬주인만 실속”

동아일보 입력 2012-11-13 03:00수정 2012-11-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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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터, 집요한 매매작전 소개 중국과 일본 간에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 분쟁을 촉발한 일본 정부의 국유화 조치 뒤에는 수백억 원의 빚을 진 섬주인의 집요한 매매 작전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로이터통신은 12일 센카쿠 열도 5개 섬 가운데 3개를 20억5000만 엔(약 300억 원)에 일본 정부에 매각한 섬 소유주는 사이타마(埼玉) 현 오미야(大宮) 구의 부동산개발업자인 구리하라 구니오키(栗原國起·70) 씨라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그의 동생 히로유키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매매 과정을 소개했다.

통신에 따르면 구리하라 씨는 1970년대 오키나와 언론인이었던 고가 젠지(古賀善次) 씨에게서 섬을 매입한 뒤 2006년부터 일본 정부에 섬을 팔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정부가 다른 국유지와 바꾸자고 제안하자 이를 거절해 왔다.

그러다가 지난해 여름부터 산토 아키코(山東昭子) 자민당 의원을 통해 극우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당시 도쿄 도지사 측에 접근해 자신이 이시하라를 존경한다고 밝히며 섬을 팔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어 9월에는 이시하라 전 지사를 직접 만나 섬 매각과 관련한 구두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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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구리하라 씨는 15억 엔(약 206억 원)가량의 빚을 지고 있었다고 통신은 밝혔다. 또 사이타마 현 오미야 구를 기반으로 부동산 사업과 쌀 도매업을 하면서 은행 차입금으로 75필지의 부동산까지 저당 잡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매매 실무를 맡았던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 도쿄 도 부지사도 “그의 재산 중 상당 부분이 은행에 담보로 잡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그러던 중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중국과의 분쟁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센카쿠 국유화를 추진하자 구리하라 씨는 일본 정부와도 양다리를 걸치는 작전에 돌입했다. 현금 매입을 제시한 도쿄 도 때문에 정부도 현금 거래 의사를 밝히자 구리하라 씨는 올 6월 매매 승인이 도쿄도 의회에 묶여 있는 상황을 빌미로 이시하라 전 지사와의 협상을 파기했다.

현재 도쿄 외곽에 살고 있는 구리하라 씨는 올 9월 섬 매각을 끝낸 뒤 보안카메라와 경비견들에 둘러싸인 자택에서 두문불출하며 세상의 이목을 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센카쿠#국유화#매매작전#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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