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장타율 0.698…무서운 남자 박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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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5일 07시 00분


한국의 ‘미스터 옥터버’ 박정권(SK)은 역대 최강의 '가을 사나이'다. 포스트시즌에서 116타수 44안타로 무려 0.379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한국의 ‘미스터 옥터버’ 박정권(SK)은 역대 최강의 '가을 사나이'다. 포스트시즌에서 116타수 44안타로 무려 0.379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16타수 81루타…PS타율도 0.379 1위
결정적인 순간마다 장타 한방으로 해결
“가을정권 탄생 비밀? 신경 끄고 때리기”


야구는 평균율로 수렴하는 스포츠다. 그래서 ‘클러치히터’ 논의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미스터 옥토버’ 레지 잭슨 등의 사례를 들어 “결국 클러치히터란 기억의 각인효과이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검증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현수(두산) 등 야구인들은 “분명 큰 경기에 강하거나 약한 선수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역대 최강의 ‘가을 사나이’를 꼽자면 단연 박정권(SK)이다.

팬들의 뇌리 속에서도, 통계상으로도 그의 포스트시즌(PS) 활약은 존재감이 컸다. 그리고 또 한번의 가을이 왔다.

○역대 PS 타율·장타율 1위(100타석 이상)

박정권은 두산과의 2009년 플레이오프(PO)에서 타율 0.476(21타수 10안타 3홈런 8타점), 롯데와의 2011년 PO에서 타율 0.381(21타수 8안타 3홈런 6타점), 삼성과의 2010년 한국시리즈(KS)에서 타율 0.357(14타수 5안타 1홈런 6타점)로 MVP(최우수선수)에 올랐다. 결정적 순간마다 터진 그의 장타 덕에 SK는 수월하게 경기를 풀었다.

박정권은 역대 PS에서 1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타율 1위(0.379·116타수 44안타)다. 2위인 고(故) 장효조(0.359)를 2푼 차이로 제쳤다. 박정권은 또 100타석 이상 타자 중 장타율 1위다. 116타수에서 81루타를 기록해 무려 0.698이다. 역대 2위 타이론 우즈(0.612·전 두산)와도 격차가 크다. ‘가을스타=장타 한방’의 공식을 충실히 이행한 셈이다. 롯데와 맞붙는 이번 PO에서도 SK 선수단은 ‘캡틴’ 박정권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4번타자 이호준은 14일 “나는 본전만 하면 된다. 내 뒤에는 ‘가을정권’이 있지 않느냐”며 미소를 지었다.

박정권. 스포츠동아DB
박정권. 스포츠동아DB

○PS 펄펄 나는 비결? ‘내 일 아니라 남 일!’

박정권은 “포스트시즌에선 오히려 잘하려고 혈안이 되면 역효과가 난다. 무덤덤해져야 한다”고 가을에 강한 비결을 털어놓았다. 이어 “내가 무슨 나라를 구하겠다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주변의 관심 등)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들, 불가항력적인 것에 대해선 그냥 내려놓아야 한다. 이번에도 ‘내 일이 아니라, 남 일이다.’ ‘기대에 대해 신경은 쓰지만, 기대에 부응하려고 하진 않겠다’는 마음으로 시리즈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등 유명 메이저리거들을 심리 상담한 게리 맥이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생각하라”고 조언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박정권은 “(조)동화도 가을에 잘하지 않았나. 그간의 업·다운으로 볼 때 딱 치고 올라갈 때가 됐다”며 또 다른 복병까지 지목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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