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직 관료들 “韓 미사일사거리 연장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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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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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티지 前부장관 “이미 늦어”… 슬로컴 前차관 “中반발 없을것”
벨 前사령관 “제한둘 필요없어”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등 미국의 전직 외교정책 당국자들이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주둔 전략’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 참석해 “한국과 미국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 협의가 타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북한의 도발은 계속 반복돼 왔는데 이에 대한 대응은 없었다.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은 이미 상당히 늦었다”고 설명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한미 양국이 미사일 사거리를 얼마로 늘려야 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의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는 현재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를 300km로, 탄두 중량은 500kg으로 제한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최근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800km로 늘리는 대신에 탄두 중량을 그대로 유지하는 선에서 의견 접근을 이룬 상태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월터 슬로컴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도 ‘한국 미사일 사거리 연장이 중국의 반발을 사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중국은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이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과 미국에도 심각한 문제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사거리 연장은 중국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아태지역에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 계획은 미국의 전진 배치 전략의 중요한 일부”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21일 애틀랜타총영사관 주최 간담회에 참석해 “북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도록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를 연장해 (북한 지역 내) 어떤 것에도 위협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벨 전 사령관은 “북한과 중국도 미사일 사거리를 늘리고 로켓을 개발하고 있다”며 “한국은 주권국가이고 자국 방어 차원에서라도 미사일 개발에 거리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캐슬린 힉스 국방부 정책담당 수석 부차관은 CSIS 세미나에서 미국의 동북아 미사일방어(MD) 체계에 대한 한국의 기여 방안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놓고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외교당국자#미사일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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