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돌도 刻伯의 손 거치면… 김종영 30주기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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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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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미니멀리즘과 동양미학을 결합한 김종영의 조각들.
서구 미니멀리즘과 동양미학을 결합한 김종영의 조각들.
한국 현대추상 조각의 선구자인 우성 김종영(1915∼1982)의 30주기를 기리는 특별전이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본관과 신관을 합쳐 전관 규모로 마련된 ‘김종영, 그 絶對를 향한’전은 그의 손맛이 느껴지는 돌, 나무, 브론즈 조각과 더불어 회화 소묘 서예와 유품을 망라해 작가의 삶과 예술을 다각도로 짚어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을 화백이라 부르듯, 뛰어난 조각 실력으로 ‘각백(刻伯)’이란 별칭으로 불렸던 김종영. 그는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고 유기적 형태와 기하학적 조각을 두루 섭렵했다. “부지런히 일하고 정직한 것은 예술가와 농부의 미덕”이라 즐겨 말한 작가는 평생 상업화된 예술에 한눈팔지 않고 자아 수양을 목표로 치열하게 작품활동을 했다.

최열 학예실장은 “김종영 조각은 아무것도 손대지 않은 듯 보이는 불각(不刻)의 미가 특징이다”라며 “좋은 재료를 탐내기보다 제자나 학생들이 쓰다 남은 돌이나 버려진 나무를 주워서 본인 성품처럼 넘치거나 부족함 없는 작품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버려진 나무를 최소한으로 다듬은 듯한 그의 조각은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완결성이 느껴지고 나뭇잎 형태의 돌 조각에선 생명력이 살아 숨쉰다. 인위성을 배제하고 사물이 품은 잠재적 형태를 그대로 드러낸 하나하나의 작품에 정신의 깊이가 담겨 있다. 02-3217-6484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미술#전시#조각#김종영 30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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