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Books]소비자의 선택 받기위해 환경을 감시하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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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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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케아 사람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
대니얼 C. 에스티, 앤드루 S. 윈스턴 지음·김선영 옮김/488쪽·1만8000원·살림

‘음식물 낭비 줄이기 캠페인’을 하는 유니레버 푸드솔루션스 코리아와 CJ프레시웨이. 동아일보DB
‘음식물 낭비 줄이기 캠페인’을 하는 유니레버 푸드솔루션스 코리아와 CJ프레시웨이. 동아일보DB
“우리는 환경론자도, 과학자도 아니다. 하지만 이대로 방치하면 우리는 결국 영업에서 손을 떼야 할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소비재 기업인 유니레버는 세계자연보호기금과 공동으로 ‘해양보호협회’를 창립했다. 협회는 어획 총량을 제한하는 어장을 인증했고, 유니레버는 인증된 어장에서 나온 수산물만 사들이겠다고 공언했다. 유니레버 경영진이 단지 환경 보호만을 위해 이같이 약속한 것은 아니다. 어류를 남획 고갈하는 어획 방식은 수산물 구입 규모에서도 세계적 업체인 유니레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협하는 요소였던 것이다.

DIY 가구업체인 이케아에는 산속을 돌아다니는 일을 하는 직원들이 있다. 이케아에 목재를 공급하는 협력업체를 ‘감시’하는 산림담당관들이다. 보호 가치가 높은 지역에서 베어낸 나무나 불법 벌목한 목재는 사들이지 않는다. 이 회사는 1990년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열대우림에서 벌목한 나무를 사용했다가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고 매출 수백만 달러가 감소한 일이 있다. 목재의 건전성 여부가 회사의 존속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게 된 이케아는 이후 목재의 유통을 직접 감시했다.

이 책은 환경 이슈를 철저히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본다. 특히 친환경 마케팅은 첫 번째가 아니라 ‘세 번째 카드’로 써야 한다고 제안한 대목이 흥미롭다. 가격과 품질을 먼저 이야기한 후 친환경을 언급해야 한다는 것. 싸고 질도 좋은데 환경까지 보호할 수 있다고 해야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빠르지도 멀리 가지도 못하는 전기자동차가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저자는 “이제 환경은 단순히 기업의 수익 증대나 브랜드 가치 제고를 넘어 기업 생태계 전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한다. 환경을 위하는 척 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환경친화적 경영을 해야 기업 생태계 자체가 지속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소비자#요리#환경#환경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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