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살찐고양이 “가수 꿈 위해 파주 논두렁 뛰며 노래했죠.”

동아닷컴 입력 2012-01-26 10:30수정 2012-01-27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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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예쁜 게 다니’로 컴백…가창력+비쥬얼 겸비 여자 솔로 기대주
●횟집, 편의점, 파주 영어마을 선생님 등 각종 아르바이트로 레슨비 벌어
●살찐고양이는 고양이 닮은 모습 보고 소속사 대표가 작명
신인 가수 살찐고양이(본명 김소영·22)는 신곡 ‘예쁜 게 다니’로 컴백했다.
샛노란 염색머리에 짙은 스모키 화장. 일본의 국민가수 아무로 나미에(Amuro Namie)를 닮은 예쁘장한 얼굴의 살찐고양이(본명 김소영·22)가 해맑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넨다.

“식사는 하셨어요? 전 호박죽을 먹었어요.” 차가워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털털해 보이는 말투에 친근감이 간다. 인터뷰 당일이 13일의 금요일이라 기분을 물었다.

“오늘이 13일의 금요일이에요? 그런 거 따질 정신이 없어요. 날짜 생각을 못하고 살다 보니 신경 쓸 겨를이 없네요.(웃음)”

지난해 9월 ‘내 사랑 싸가지’ 로 데뷔해 폭발적인 가창력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가요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살찐고양이는 6일 신곡 ‘예쁜 게 다니’로 컴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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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9년 동안 클래식 피아노를 쳤어요. 부모님은 평범한 삶을 원하셨는데 저는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때 가수를 한다고 했는데 반대가 심하셨죠. 결국 미국에 보내져 6개월 만에 돌아왔어요. 가수가 너무 되고 싶어서 다시 말씀드렸더니 부모님께서 다른 건 집을 팔아서라도 지원을 해주겠지만 가수만은 안 된다고 하셨어요. 스스로 길을 찾으라고 하셔서 그때부터 무작정 레슨비를 벌려고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스무 살, 살찐고양이 김소영은 어리지만 독했다. 자신의 꿈을 위해 횟집, 편의점, 파주 영어마을 선생님을 하면서 레슨비를 벌었다. 가수가 되고 싶다는 열병 같은 꿈에 힘든지도 몰랐다. 그저 돈을 벌어 음악공부를 하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이렇게 2년의 세월을 보낸 살찐고양이는 한양여자대학교 실용음악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2년을 힘들게 살다 보니 다른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에 입학해서 처음엔 좋았지만 진로에 대한 갈등이 많았죠. 그래서 사회복지학과로 편입을 생각했어요. 그런데 참 우연히 기회가 왔어요. 편입을 준비하고 있는데 교수님께서 현재 소속사의 오디션 기회를 주신 거죠. 괜히 저 혼자 시작 전부터 느낌이 좋더라고요. 3차 오디션까지 통과해서 가수의 길로 들어서게 됐어요.”

오디션을 어렵게 통과한 살찐고양이는 또 다른 벽에 부딪쳤다. 가수로서 가창력은 자신 있었지만 70kg에 육박하는 외모가 걸림돌이었다.

“데뷔하기 전 1년 정도 준비 기간을 가졌어요. 처음에는 살 빼는 것에 집중해서 노래, 운동, 피아노 치는 게 일상이었어요. 집이 파주인데 바로 앞이 논밭이었어요. 논두렁을 뛰어다니면서 노래하고 운동하고 정말 매일 그렇게 살았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지방이 줄고 근육이 늘면서 효과를 봤어요. 폐활량이 늘게 되니 노래 실력도 좋아졌고요.”

“또 다이어트라는 것은 태어나서 이때 처음으로 해봤어요. 자신이 있고 없고를 떠나 무조건 해야 하는 거라서 의심 없이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하다 보니까 살이 빠지더라고요. ‘마녀수프’ 다이어트라는 것도 했어요. 양배추를 포함한 온갖 종류의 야채와 카레가루를 물에 넣고 계속 끓이는 거예요. 그리고 그것만 먹어요. 밥 대신요. 상상해보면 매우 맛없을 것 같지만 막상 먹어보면 맛있어요.(웃음) 거의 6개월 만에 20kg을 뺐어요.”

독하디독한 준비된 신인 살찐고양이. 그는 2012년 임진년 흑룡의 해에 하늘로의 승천을 꿈꾼다.
“각종 다이어트로 6개월 만에 20kg을 뺐어요.” 사진제공=유리엔터테인먼트

-두 번째 싱글인데 지난해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길을 다니면 좀 알아봐 주세요. 노래 좋다는 분들도 계시고 컬러링 순위도 올라가는 게 보이니까 좋아요. 저도 무대에서 노래를 많이 하게 되니까 즐거워요. 이번 앨범은 퍼포먼스 보다는 노래가 비중을 많이 차지하게 되니까 재미있어요. 전 노래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데뷔 때는 머리가 빨간색, 지금은 골드인데 염색머리에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데뷔 때는 강렬함, 지금은 부드러운 이미지에요. 눈에 띄고 싶었어요. 의상이나 패션은 사장님, 스타일리스트와 늘 대화로 서로의 의견을 듣고 제 의사도 반영이 많이 돼서 참 좋아요.”

-‘살찐고양이’ 이름은 누가 지었나요?

“대표님이 지어주셨어요. 왜 살찐고양이인가 사실 저도 궁금했어요. 저도 한 번도 물어보지 못했어요. 만들고 나서 의미를 붙이는 경우가 많잖아요. 제가 살쪘을 때 화장하면 눈이 고양이 같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살찐고양이로 지은 듯해요. 또 대표님이 친하신 뮤직비디오 감독님이 오드아이 고양이를 키우셨는데 그것 보고 결정하신 것 같기도 해요.”

-자신이 고양이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눈?(웃음) 제가 오드아이 렌즈를 끼거든요. 살찐 고양이가 가진 여러 가지 모습들이 있더라고요. 귀여우면서도 예쁘고 사나운 이미지들이 있는데 그런 모습을 닮고 싶어요.”

-안무와도 연관 있나요?

“손을 이용한 안무가 많아요. 손톱을 강조하기도 하고요.”

-데뷔 전 가창력을 위해 노력한 점이나 노하우가 있나요?

“사실 전 배가 부르면 노래가 잘 돼요. 배가 부르면 고음도 더 많이 올라가요. 근데 방송을 앞두고 많이 먹을 수 없잖아요. 배가 나오고 살찐 듯 보이면 안 되니까요. 고음을 더 올릴 수 있는데 뭔가 먹을 수 없어 답답했어요.”

-가수를 반대하셨던 부모님의 반응은 어때요?

“모든 부모님이 자식에게 그렇듯 저희 부모님도 늘 잘했다고 칭찬해주세요. 이제는 굉장히 좋아하세요.”

-살 때문에 과거에 힘들었던 순간 없어요?

“제가 몸무게 보다 살쪄 보이는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성격상으로도 딱히 신경 쓰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런 것은 없었어요.”

-살 빠지고 나서 좋은 점은?

“우선 안 아파요. 진짜 건강해졌어요. 몸이 가벼워지니까 살 맛 나더라고요.”
살찐고양이는 “대중과 항상 함께하는 머무르지 않고 변화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제공=유리엔터테인먼트

-선호하는 음악장르가 있나요?

“힙합이요. 힙합곡 피처링 하는 것 정말 하고 싶어요. 윤미래 선배님, 다이나믹듀오 선배님 좋아해요.”

-데프콘의 곡을 피처링 하지 않았나요?

“데프콘 선배님의 곡에 피처링을 한 적이 있어요. 선배님의 표정, 손동작, 걷는 모습 등 다양한 것들을 배웠어요.”

-롤 모델은?

“너무 많아요. 장혜진 교수님, 윤미래, 이효리, 아이유 선배님 등 다양한 각자의 매력을 다 배우고 싶어요. 장혜진 교수님께는 롱런하는 음악적 비결과 따듯한 마음씨를 배우고 싶고요. 윤미래 선배님은 가창력과 목소리를 이효리 선배님은 무대 위 카리스마와 압도하는 무대 장악력 등을 배우고 싶어요.”

-신곡 ‘예쁜 게 다니’처럼, 가수로서 예쁜 외모란 어떤 의미인가?

“직업이 보이는 직업이고, 잘 보이면 더 좋은 직업이니까 거울을 자주 보게 되더라고요. 예쁜 게 다는 아닌 것 같아요.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긴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마음 같아요. 하지만 남자와 여자는 다른 것 같아요. 친한 남자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남자들은 예쁜 게 다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외모 콤플렉스가 있나요?

“얼굴의 좌우가 다른 거요.”

-어느 쪽이 더 자신 있어요?

“오른 쪽이요. 사진을 찍어 봐도 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처음엔 이게 제 스트레스였어요. 요즘은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두 가지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오른쪽은 날렵한 이미지, 왼쪽은 투박한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아요.”

-기억나는 팬이 있나요?

“트위터에 매일같이 글을 남겨주는 남자 팬이 있어요. 아이디가 96으로 시작해요. 96년생인 듯해요. 그 팬 분이 늘 가까이에서 보고 말해주는 것처럼 글을 남겨주세요. 그 분의 글을 보기 전까지 저는 사람의 말 한마디가 이렇게 큰 힘이 되는 줄 몰랐어요. 모르는 사람이 날 좋아해 주고 위로해주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행복한 일 같아요.”

-10년 뒤 자신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저 요즘 ‘내가 서른 즈음엔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해요. 하하. 저는 제가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지만…”

“소영아 나는 23살이 됐어. 넌 33살이니?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지금 가지고 있는 열정과 노력이 그 나이가 되더라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이 기사를 꼭 보고 다시 결심하고 노력하길 바란다.”

-앞으로 목표가 있나요?

“저는 변화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머무르고 싶지 않아요. 대중과 항상 함께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가수가 된 만큼 노래 잘하는 가수가 되고 싶고요.”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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