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ART] “국내 최초 ‘포토북페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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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9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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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사진 전시와 사진집을 함께 보는, 최초의 포토북페어
●적자를 감수하고 사진집의 아름다움을 전파하는 출판사들의 축제


□ 전시개요


작가: 김녕만 이갑철 박하선 최수연 반 에스토프(G.von Estorff) 박종우 필립퍼킨스 외
기간: 2011년 12월 6일(화) ~ 2011년 12월 31일(토)
장소: 류가헌 (서울 종로구 통의동 7-10 /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
정보: www.ryugaheon.com

"사진집 좀 보아라. 나는 사진을 사진집 보고 배웠다."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사진가인 최민식 선생이 '작가와의 대화' 시간에 꺼낸 표현이 있다. 그는, '알지 못하면 표현도 없다'는 말끝에 사진집 보기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글쓰기도 그림그리기도, 먼저 '읽기'가 우선된다. 다른 사람의 글과 그림을 읽고 보고 흉내 내기를 무던히 반복한 이후에야 흉내 내지 않은 자신만의 창작품을 일구어 내는 것이다. 사진이라고 왜 다르겠는가? 전문 사진가든, 아마추어 사진가든 사진책의 큰 의미가 여기에 있다.

사진이 일상 속에 일반화된 요즘이지만, 사진을 찍는 사람은 많아도 사진집을 사서 보거나 소장하는 문화는 우리 사회에 아직 정착되지 못하였다. 대형서점에조차 '사진집 코너'가 따로 없이 취미 또는 미술서적 코너 한 쪽에 몰려있던 시절도 있었다.

당시와 비하면 오늘날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한다. 그러나 아직도 서점에 가서 사진집을 구매하기란 쉽지 않다. 사진감상은 애초부터 어렵고, 빼곡히 꽂혀 하나하나 꺼내보기도 쉽지 않으며 아예 비닐포장으로 밀봉된 경우가 태반이다.


■ 잊혀진 사진집의 시대…위대한 사진의 힘

집 안에 한두 권의 사진집을 비치해두는 교양은 더 아쉽다. 오리지널 전시작은 아니어도, 사진집 한 권에도 감동은 고스란히 독자에게 향한다.

특히 사진집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각언어다. 집안이든, 공공장소에서든 얇은 책 한권에서 이처럼 깊은 층위의 감동을 얻을 수 있는 책으로 사진집만한 것도 없다.

우리나라 사진집들의 디자인이나 질을 비판하기 전에, 사진집들을 즐겨 사서 봄으로써 사진집 출판사들이 힘을 얻어야 더 좋은 사진집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 대중들이 쉬이 알아주지 않는데도 오랫동안 꾸준히 사진집을 출간해 온 전문 출판사도가 적지 않다. 구매자가 소수이기 때문에 출판사 입장에서는 적자 볼 것이 뻔한 데도 신념을 가지고 사진집 내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문 닫은 출판사들의 이름은 거론조차 어렵다.

사진책과 '오리지널 프린트'가 함께 전시되는 특별한 사진전, 우리나라 최초의 포토북페어가 곧 "사진과 사진책"전이다.

출판사들의 사진책 출판을 격려하는 전시로서, 관람객들에게는 현재 출판되어 있는 우리 사진가들의 사진집들을 망라해서 볼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사진책에 실린 사진을 오리지널 프린트로 볼 수 있는 사진전이 함께 열린다.

눈빛출판사, 포토넷, 열화당, 아카이브, 한길아트, 안목, 그물코 등 약 20여 개 출판사가 참여하며, 광장출판사의 1976년 판 <한국의 고건축>(임응식) 시리즈, 사진가 박하선의 <오래된 침묵>(수작업으로 만든 100부 한정판) 등 시중에서 보기 어려운 희귀본 사진집들도 직접 볼 수 있다.

사진만이 줄 수 있는 감동, 그리고 책이 건네는 오리지널리티를 직접 경험해보길 권한다.

정호재 기자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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