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오너 지배력’ 회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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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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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 항공·타이어-석화 계열 분리 막바지 작업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간 계열 분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듦에 따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오너 지배력 회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아일보DB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간 계열 분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듦에 따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오너 지배력 회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아일보DB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법적 분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금호그룹 일부 계열사가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에 들어가며 촉발된 계열 분리 작업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30일 오전 보유하고 있던 금호석유화학 지분 전량을 일괄 매각(블록세일)함에 따라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금호석유화학의 아시아나항공 보유지분까지 매각되면 두 그룹은 1973년 그룹 출범 후 38년 만에 완전히 갈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 항공·타이어-석유화학으로 분리

30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이날 금호석유화학 보유지분 전량인 134만6512주(5.3%)를, 아들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는 130만9280주(5.15%)를 국내외 기관 투자가 100여 곳에 팔았다. 29일 저녁 대우증권과 노무라증권을 주간사회사로 정해 매각 작업을 시작한 지 하루 만이다. 총 매각대금은 약 409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그룹은 박 회장이 이끄는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등)과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그룹(금호석유화학 금호폴리켐 금호미쓰이화학 등)으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두 그룹은 이미 자율협약에 따라 인적·물적 분리를 마치고 독자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박삼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 보유지분으로 인해 법적으로는 묶인 상태였다. 현행법이 특수관계자가 지분 3% 이상을 갖고 있으면 계열 분리를 할 수 없도록 하기 때문이다.

두 그룹의 완전한 ‘결별’에 마지막 남은 절차는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약 2459만주·13.5%) 매각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별다른 효용가치가 없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은 시간문제”라면서 “조만간 매각 시기와 절차를 채권단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도 “계열 분리가 80%쯤 온 것 같다”고 말했다.

○ 강도 높은 구조조정 관측도

박삼구 회장은 이번 지분 매각 대금을 현재 자본잠식 상태인 금호산업 유상증자에 활용하고 워크아웃 상태인 금호타이어 신규투자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금호산업은 건설업 불황으로 신규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채권단과 협의해 구체적인 유상증자 참여 방안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금호산업에 3000억 원, 금호타이어에 1000억 원가량을 투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32%를 보유한 금호그룹의 지주회사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회장 직책을 되찾았지만 갖고 있던 금호산업 지분은 지난해 감자로 인해 대부분 소멸한 상태다. 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이 금호산업 유상증자에 참가하게 되면 실질적인 지분을 가진 오너가 된다”며 “경영권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이 실질적 오너로 복귀하면 그룹 전반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 회장은 최근 주요 계열사 임원들을 면담하며 사업계획을 점검했다. 이전까지 ‘직책뿐인 오너’였지만 지분 보유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박 회장이 회사 소유권을 주장하려면 워크아웃 약정기간인 2014년까지 회사 경영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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