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계高 어깨 펴주자]李대통령, 고졸 취업대책 지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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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안가는 20% 일자리 찾아줘야”

이명박 대통령은 올봄 이후 고교 졸업생의 취업기회 확대를 부쩍 강조하고 있다. 이달 21일 경기 반월-시화 산업단지를 방문해 “나도 야간 상고 출신”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의중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올 5월 이후 외부행사 일정을 살펴보면 이 대통령이 한국 사회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직장생활 3∼5년 후 야간 대학에 진학하면 주간 대학과 같은 자격의 졸업장을 주는 중앙대(5월 2일) △일반계 고등학생이지만 취업 교육을 받는 서울산업정보학교(5월 19일) △고졸 여성을 다수 채용한 기업은행(7월 20일) 방문이다.

이 대통령은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어서면서 대졸자 취업 경쟁은 치열해지고, 중소기업 기능직은 구직난을 겪는 흐름을 어떻게든 바꿔야 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는 게 참모들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이 이런 문제의식 아래 “(대학 진학률 80%인 시점에 상대적인 약자에 해당하는) 고졸자 20%를 위한 (일자리)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학을 어정쩡하게 졸업하는 것보다 특성화고(옛 전문계고)에서 전문 기술을 익히는 것이 취업에 유리하다고 학부모와 학생들이 판단하도록 하는 정책을 펴겠다는 의지를 이 대통령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출발점을 마이스터고 활성화에서 찾고 있다. 마이스터고는 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전문기능교육 학교로 지난해 3월 21개교가 동시에 문을 열었다. 이 대통령은 당시 “마이스터고는 한국 교육을 바꿀 도전”이라며 높이 평가했고 2009년에는 “대학 가는 것보다 마이스터고에 들어가길 원하는 시대가 몇 년 안에 온다”며 애착을 보여왔다.

하지만 청와대는 마이스터고에 투자하는 것만으로 고졸자 취업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마이스터고 졸업 후 취업을 하더라도 비정규직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들이 훗날 야간 대학을 졸업할 때 다른 대졸 정규직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전반적인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청와대는 올가을 이전에 ‘제4차 공정사회 추진회의’를 열어 고졸자 취업 문제를 다룰 것을 검토 중이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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