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서울 국회의장회의 오늘 개막… 쿠마르 인도 첫 여성 하원의장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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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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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르가 꿈꾼 동방의 빛… 오늘날 한국 바로 그 모습”

18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에서 열린 인도의 시성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흉상 제막식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오른쪽)과 메이라 쿠마르 인도 하원의장이 덮여있던 천을 걷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18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에서 열린 인도의 시성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흉상 제막식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오른쪽)과 메이라 쿠마르 인도 하원의장이 덮여있던 천을 걷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인도는 타고르가 수십 년 전 동방의 등불이 빛나는 미래를 내다보았다는 것에 기쁩니다. 수조 달러의 경제규모, 2만 달러 이상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이것이 타고르가 꿈꾼 한국입니다.”

18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에서 열린 인도의 시성(詩聖)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흉상 제막식. 인도 전통의상인 ‘사리(sari)’를 두른 여성이 인도를 대표해 단상에 올라 한국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카스트상 가장 낮은 ‘불가촉천민(달리트)’ 출신인 메이라 쿠마르 하원의장(66)이었다. 그는 서울 주요 20개국(G20) 국회의장회의 및 타고르 흉상 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한국을 찾았다.

쿠마르 의장은 제막식 이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인도대사관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동아일보는 양국 간 친근한 관계의 뿌리인 타고르의 시를 게재했던 특별한 인연”이라며 반가움을 나타냈다. 그는 3월 박희태 국회의장의 인도 방문 당시에도 1929년 조선을 ‘동방의 밝은 빛’으로 묘사했던 타고르의 시를 인용하며 한국의 잠재성에 극찬을 보냈다.

5선 의원인 쿠마르 의장은 2009년 동료 의원들의 만장일치로 인도의 첫 여성 의회 수장이 됐다. 그는 “오랜 노력 끝에 연방·지방의회 의석 33% 여성할당제가 시행됐고 현재 100만 명 이상의 여성이 직선으로 선출돼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 각 분야에 여성 진출이 늘면서 모든 세대의 여성들이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면서 “이런 토대 위에 여성 대통령, 여성 하원의장, 여성 여야 대표 등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쿠마르 의장은 현명한 지도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신흥 경제강국으로서 인도의 부상에 대해 “1990년대 초반 경제 개혁·개방을 통해 탄탄한 경제 시스템을 갖췄고 그 결과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면서 “지도자가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인도 하원은 지향점과 의견이 다른 38개 정당, 545명의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면서 “각 주장이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하나의 의견으로 조율하는 동시에 모든 주장이 토론될 수 있도록 지켜내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쿠마르 의장은 “한국과 인도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등을 통해 긴밀히 협력하며 동반성장하는 좋은 친구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19일 G20 국회의장회의에서 ‘세계평화·반테러를 위한 의회 간 공조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한다.

이날 26개국 의회대표단도 G20 국회의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캐나다 대표단장 자격인 연아 마틴(한국명 김연아·46) 상원의원은 한국계 인사이다. 7세 때 이민 간 그는 캐나다 한인 역사상 처음으로 연방상원에 진출했다. 2009년 1월에는 75세까지 종신 상원의원으로 지명됐다.

미국의 에니 팔레오마바에가 하원의원은 미국 의회에서 대표적인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꼽힌다. 외교위원회 산하 아태소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2007년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공동 제안했고 같은 해 2월과 3월 아태소위의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 북한 인권 문제 청문회를 각각 주도했다.

브라질의 마르쿠 아우렐리우 스팔 마이아 하원의장은 노동자 출신으로 브라질 근로자중앙연맹(CUT) 회원으로 활동하다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해 브라질 의회가 선정한 ‘가장 주목할 만한 의회 인물 100인’에 선정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이 밖에 이번 회의에는 유럽연합(EU) 대표단장인 그리스 출신의 로디 크라차 차가로풀루(여) 유럽의회 부의장을 비롯해 국제의회연맹(IPU) 대표단 자격으로 방한하는 앤더스 존슨 사무총장, 호주 해리 젱킨스 하원의장 등이 참석한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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