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류중일의 끝없는 ‘탐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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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7일 07시 00분


투수교체 타이밍 기자에게도 묻고
애매한 주루상황 터놓고 의견 개진
공부하는 초보감독 고민…또 고민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신임 감독이 5일 오후 경산 볼파크 실내연습장에서 가진 선수들의 훈련를 지켜보고 있다. 경산(경북)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신임 감독이 5일 오후 경산 볼파크 실내연습장에서 가진 선수들의 훈련를 지켜보고 있다. 경산(경북)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삼성 류중일(사진) 감독은 선수 시절 스타플레이어로 활약했고, 2000년부터 코치를 시작해 2009년 월드베이스볼(WBC) 국가대표 코치를 지내는 등 지도자로서도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그러나 초보 감독으로서 고민이 많은 모양이다. 정답을 찾아나가기 위한 과정은 끝이 없다. 보통 감독과는 달리 그는 열린 마음으로 고민이 있으면 주변에 끊임없이 조언을 구한다.

○9회초 대량 득점하면 마무리투수는?

5일 사직 롯데전. 1-0으로 앞선 8회말 2사후 마운드에 오른 삼성 소방수 오승환은 손아섭을 삼진으로 잡고 8회를 마무리했다. 그런데 9회초 타선이 무려 6점을 뽑아 7-0으로 앞서버렸다. 오승환은 결국 9회까지 던지고 세이브를 기록했다.

류 감독은 “그런 상황이면 오승환을 9회까지 마무리하게 해야 하는가, 아니면 교체를 하고 다음 경기를 대비해야하는 것인가. 팀을 생각하면 빼고 싶었지만, 투수 개인의 기록도 있지 않느냐. 어떤 게 정답이냐”며 기자들에게 물어본 뒤 “오승환에게 일단 개수(투구수)를 줄이라고 했는데 스트라이크를 계속 던지다보니 파울이 많이 나더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투수 운영 경험이 풍부한 양상문 해설위원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이에 양 위원은 “투수 입장에서야 당연히 마무리를 하고 싶겠지만 내 생각에는 주중 3연전이라면 빼는 게 좋은 것 같다. 주말 3연전에 계속 등판해야하는 상황도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이라 개인 기록은 후반에도 쌓을 기회가 있다”고 대답했다.

○무사에서 홈승부 박빙일 때, 3루코치는 팔 돌려야하나

류 감독은 이어 다른 화두를 꺼냈다. 무사에서 안타가 터졌고, 선행 주자가 홈으로 파고들면 아웃과 세이프의 경계선에 있을 때는 3루코치가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에 관한 내용이었다.

류 감독은 “나도 3루코치를 해봤지만, 어떤 게 정답인지 모를 정도로 애매한 상황이 발생할 때가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3루코치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무사 1·3루가 된다고 반드시 득점하라는 법은 없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3루코치가 너무 소심해도 문제라는 것. 이어 “내 경험에 비춰보면 포수가 공을 잡아 주자를 기다리면 분명 3루코치의 잘못이지만, 정확한 홈송구에 주자가 아웃된다면 3루코치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자신만의 3루코치 노하우를 설명했다. 외야수의 평균적인 위치에서 공을 잡는 타이밍과 주자가 3루를 밟는 타이밍이 같을 때는 팔을 돌리고, 외야수의 팔이 스윙에 들어가는 시점에 주자가 3루를 밟으면 스톱 시그널을 보내는 게 맞다는 것이었다.

또한 같은 안타라도 외야수가 허리를 굽혀 잡는 안타와 바운드된 공을 가슴 앞에서 잡는 안타도 고려해야한다는 것이었다. 3루코치는 ▲아웃카운트 ▲다음타자 ▲야수의 어깨 ▲주자의 주루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순간적으로 판단해야하는 어려운 자리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대구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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