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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日 대지진]日 원전사고 등급 4→7 격상에 한달이나 걸려

입력 2011-04-12 16:02업데이트 2015-05-1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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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 이제서야 심각한 수준으로 간주…"너무 늦었다" 국제 원전사고 등급(INES)은 사고의 규모나 심각성을 나타내는 세계 공통의 척도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설정하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사고의 등급을 평가하는 건 해당 국가다.

따라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평가를 7등급으로 올렸다는 것은 이번 사태를 이제서야 비로소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물론 평가 등급 격상이 반드시 사태 악화와 시간상으로 일치한다고는 할 수는 없다.

일본 정부는 사고 직후인 지난달 12일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에 한정해 "외부에 대한 커다란 위험이 없다"며 4등급으로 평가했다가 같은 달 18일 1¤3호기를 5등급으로 재평가했고, 이어 한 달만인 12일에는 마침내 후쿠시마 제1원전 전체를 7등급으로 격상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 스스로 인정하듯 방사성 물질이 가장 많이 방출된 것은 사고 발생 직후였고, 지금은 방출량이 시간당 1만T㏃(테라베크렐 = 1조베크렐) 아래로 떨어졌다고 한다.

이번 등급 격상은 사태 자체가 악화했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일본 정부가 초기에 사고를 축소 평가했다는 점을 반증하는 셈이다.

이는 원전 등급 평가가 후쿠시마 원전 주변의 주민 피난 범위나 사후 보상 등 제반 대책과 폭넓게 관련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일본 정부의 사태 평가는 정부의책임 문제로 직결된다는 의미다. 달리 보면 일본 정부의 초기 사태 인식이 그만큼 냉정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본 원자력발전의 규제 당국인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12일에도"(7등급 격상은) 방사성 물질의 방출량을 평가한 결과에 지나지 않고, 피난 행동에 변경을 줄 만한 것은 아니다"라며 "원자로 자체가 폭발해 수십 명이 숨진 (체르노빌) 사고와는 전혀 다르다. 방사성 물질의 방출량도 10% 정도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체르노빌 사태는 이미 끝났지만, 후쿠시마 사태는 현재 진행 중인 만큼 최종적으로 방사성 물질의 총방출량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으려는 의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사태의 흐름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자세는 여전히 부족한 셈이다.

이와 관련 미국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가장 놀라운 점은 방사성 물질이 이만큼 대량으로 방출됐다고 공식 인정하기까지 1개월이나 걸렸다는 점"이라는 미국 원자력전문가의 지적을 실었다. 일본 전문가 중에서도 요시오카 히토시 규슈대 교수는 "등급 격상은 너무 늦어 시기를 놓쳤다"며 "사태를 과소평가 탓에 대응이 지연됐을 개연성도 있다"고 지적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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