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미래로!]내시경으로 조기 대장암 치료 점막하층 박리 기술로 배변 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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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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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병원 대장암센터

육의곤 대항병원 대장암센터 부원장이 조기 대장암 치료인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을 시행하고 있다.대항병원 제공
육의곤 대항병원 대장암센터 부원장이 조기 대장암 치료인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을 시행하고 있다.대항병원 제공
대장암에 걸리면 반드시 배를 열어 수술해야 하나? 정답은 ‘아니다’이다. 조기 대장암이라면 내시경만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이런 수술법을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이라고 한다.

조기대장암은 암세포가 대장 주위 림프샘까지 퍼지지 않고 점막하층까지만 침범한 경우다. 이럴 때는 외과적인 수술을 하지 않고도 병변이 퍼진 부위의 점막을 특수내시경으로 분리하고 종양을 절제할 수 있다. 시술 시 마취나 수면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가벼운 진정제 또는 진통제로 충분하다.

환자는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시술과정도 지켜볼 수 있다. 몸에 흉터도 없다. 그러다보니 2, 3일 입원으로 충분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무엇보다 대장 기능을 보존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퇴원 뒤 바로 정상적인 식사는 물론이고 일상생활과 운동이 가능하다.

대장내시경을 통한 용종절제술은 이미 보편화됐지만 기존의 용종 절제술은 암을 제거하기에 부족하다. 조기대장암을 기존 내시경 검사 시 용종을 절제하는 올가미로 잡아 올릴 경우 용종 중심 부위 아래 장막층이 함께 올라오면서 대장막이 내시경에 의해 찢어져 구멍이 나는 ‘대장천공(穿孔)’이 생길 수 있다.

용종의 모양이 넓게 퍼져 있으면 올가미가 올바르게 죄어졌는지 보기가 힘들다. 조각조각 찢어서 절개하면 암세포가 제거되지 않고 남을 확률도 있다. ESD 방법으로 점막 하층을 박리해 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조기대장암 치료법이다.

대장을 잘라내지 않으므로 배변기능의 변화와 장애가 나타나지 않는다. 한 달간 과식, 음주,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면 된다.

대장항문 전문 대항병원 대장암센터 육의곤 부원장은 “조기대장암을 치료하는 ESD의 성공 여부는 시술하는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좌우된다. 비숙련자는 천공과 출혈 같은 합병증을 피하기 위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SD는 일본에서 처음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도 이 시술법의 적합성과 안정성을 인정하고 시작하는 단계. 국내에서는 대항병원이 20만 건 이상의 대장내시경 검사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먼저 도입했다.

특히 2009년 4월에는 지름이 14cm나 되는 용종에 이 치료법을 적용했다. 국내 대학 및 종합병원 가운데 국내 최다 실적을 자랑한다.

육 부원장은 “대장내시경 검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조기대장암의 비율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맞춤형 치료로서의 내시경점막하박리법은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신기술의 하나”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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