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회담]주요 쟁점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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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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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北이 핵개발 중단하도록 中이 영향력 발휘해 달라”

19일 오전(현지 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와 캐비닛룸을 옮겨 가며 가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에서는 불꽃 튀는 신경전이 펼쳐졌다. 두 정상은 격식과 예의를 갖추면서도 양국 관계와 세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현안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위안화 절상 문제와 중국 인권 문제 등 중국이 꺼리는 문제에 대해 미국의 분명한 뜻을 전달했다.

○ 중국 아킬레스건 인권 문제 거론


미 워싱턴포스트는 “극진한 공항영접과 백악관 ‘올드 패밀리 다이닝룸’에서의 훈훈한 비공개 만찬 후 미국은 본격적으로 중국을 압박했을 것”이라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세계 주도권을 놓고 경쟁해 오다 머리를 맞댄 주요 2개국(G2) 수뇌부의 ‘세기적 대화’는 북핵 문제를 포함한 안보 이슈, 경제 이슈 등 미중 간의 현안 전반에 걸쳐 팽팽한 긴장 속에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회담에서 인권 문제를 거론한 것은 그가 앞서 13일 백악관에서 중국 인권운동가들과 면담한 적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예견됐다. 미국 측이 중국을 압박한 것은 2009년 11월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인권 문제를 원론적으로만 언급해 비판 받은 것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안보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도록 중국이 영향력을 발휘해 주고, 이란이 국제사회의 의무를 이행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데 동참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 분야에서는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와 시장개방 확대, 환율 개입 중단을 요구했다. 중국의 쇠고기 수입 개방, 지적재산권 보호, 불공정 무역 사례 등도 도마에 올랐다. 앞서 17일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각국이 선택한 발전의 길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후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도 ‘중국의 사회주의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 미 언론 “후 주석, 기대만큼 성과가 크지 않을 듯’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19일 “후 주석은 2년여 남은 임기 동안 중국에 가장 중요한 미국과의 양자관계가 손상되지 않기를 바라며 이번 방미 길에 나섰지만 미국의 강경한 태도 때문에 방문 성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후 주석이 퇴임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미국 방문에서 의전과 의식 절차가 일정 부분 양국 간 정책적 항목들을 가렸다”고 평가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9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중국이 적인지 친구인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후 주석의 국빈 방문을 환대한 것은 양국 관계의 진전을 통해 그런 질문에 더 나은 대답을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그동안 갈등을 겪어온 경제 안보 인권 등의 분야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것이지만 현실은 양국 정상의 견해가 판이하다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또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을 대하는 전략을 바꿨다고 분석했다. 즉 오바마 행정부는 처음에는 중국에 먼저 호의를 베풀면 지지를 얻어낼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이 방법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강하게 나가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접근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는 것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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