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킹녀와 술마시고 100만원”…‘바 알바’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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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4일 11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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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가 잦은 연말에 나이트클럽에서 속칭 '바 알바'에게 당했다는 남성의 피해 사례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 알바'란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으로 만난 여성이 남성에게 2차 술자리나 데이트를 제안한 뒤 자신을 고용한 업소에 데려가 고가의 양주 등을 마시며 바가지를 씌우는 것을 뜻한다. 피해자들은 여성이 나이트클럽에 놀러온 손님인줄로만 알았다고 토로했다.

글을 올린 남성 A씨는 지난해 연말 친구 6명과 나이트클럽에서 송년회를 하다가 이 같은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부킹으로 만난 여자 '손님'이 자신에게 "직업이 혹시 경찰이냐"며 묻기도 했다고 적었다.

A씨는 이후 이 여성이 마음에 들어서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잘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여성이 서울 시내 모처에서 데이트를 제안해 다시 만났는데 "술을 마시자"며 한 허름한 술집으로 자신을 데려갔다.

그는 가게 안이 매우 작았고 여자 종업원 한 명만 일을 하고 있었으며 실내가 어두웠다고 설명했다. 부킹으로 만난 여성은 종업원이 메뉴판을 들고 오자 남성이 미처 보기도 전에 "이것, 이것 달라"며 술과 음료수, 안주를 주문했다는 것이다.

A씨는 술집 내부가 너무 춥다고 얘기했지만 여성은 "나는 괜찮다"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또 맥주를 마시던 중 종업원이 양주를 가져와 잠시 놀랬지만 상대 여성이 마음에 들어서 분위기를 망칠까봐 묵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화장실을 다녀올 때마다 양주병에 든 술이 크게 줄어 있어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고 적었다. 그렇게 1시간 반가량 얘기를 나눈 뒤 여성이 "다른 곳에 가자"며 일어나 계산서를 보니 100만원 가량이 청구돼 있었다는 것.

A씨는 일단 신용카드로 술값은 계산했다고 밝혔다. 75만원짜리 양주가 냄새가 이상한 점 등을 미뤄볼 때 가짜 양주 같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당했다는 생각이 들어 여자를 돌려보내고 경찰에 신고했다"며 "지갑에 넣어둔 현금 몇 만원도 없어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A씨는 "술집이 허름해서 쉽게 당했다. 만약 고급스러워 보이는 장소였다면 메뉴판을 확인했을 것"이라며 "양주 한 잔에 100만원, 1분에 만원씩 쓰고 온 셈"이라고 토로했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A씨와 같은 피해를 당한 남성들의 비슷한 사례를 적은 글이 잇따르고 있다. '바 알바 사기' '나이트 꽃뱀' 등의 단어를 검색하면 이 같은 내용이 적지 않게 나온다.

이들 남성이 피해를 당한 과정은 비슷하다. 모두 나이트클럽에서 예쁘고 마음에 드는 여자와 부킹을 했으며 이 여성도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 데이트를 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이후 여성이 데이트 장소를 정하고 술집을 가자면서 허름한 곳으로 자신을 데려가 함께 술을 마신 뒤 1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술값이 적힌 청구서를 받았다는 것. 술값을 지불한 뒤로는 여성이 연락을 받지 않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에 따라 영세 규모의 술집들이 나이트클럽에서 부킹하는 남성의 심리를 이용해 외모가 출중한 여성을 '바 알바'로 내세워 술값 바가지를 씌울 대상을 물색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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