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 수능점수 분석]정시지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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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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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상위권 ‘다’군 소신지원 해볼만… 영역별 반영률 잘 살펴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7일 공개한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표준점수 누가 분포를 히스토그램으로 그리면 수학 책에서나 보던 정규 분포 그래프와 모양이 거의 비슷하다. 표준점수가 정규 분포를 근거로 한 것이기 때문에 올 수능이 ‘변별력 확보’에는 상당히 성공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정규 분포에 따라 최상위권으로 갈수록 학생이 적고 중위권에는 많은 학생이 몰린 구조이기 때문에 여느 때보다 중상위권 대학 진학 희망자들은 효과적인 입시 전략을 짜야 한다.

김명찬 종로학원 입시연구소장은 “이번 수능의 특징 중 하나는 재수생 강세다. 재수생은 보통 하향 안전 지원을 선호하기 때문에 중상위권 대학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며 “응시자 증가로 올해 합격선은 지난해보다 1, 2점 높게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수리‘나’로 의대는 부담

올 수능에서는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중상위권과 최상위권의 변별력을 확실히 확보했다.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소신 지원을 해도 합격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또 상위권 대학 대부분은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비중이 높기 때문에 탐구 영역보다는 언어 수리 외국어를 잘 본 학생들이 전체적으로 유리하다.

인문계 최상위권 학생은 ‘가’ ‘나’군에서 소신 지원을 하고 ‘다’군에선 안전 지원을 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일반적으로 ‘가’군에서 고려대나 연세대 경영계열, ‘나’군에서 서울대, ‘다’군에서 교차 지원으로 의학 계열에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올해는 수리‘가’형이 수리‘나’형보다 표준점수가 높기 때문에 교차지원에서 수리‘나’형 응시자가 불리할 확률이 높다. 교차지원을 생각하고 있다면 지원 대학의 수능 활용 방법에 유의해야 한다.

인문계 최상위권 남학생이라면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수리‘나’ 1등급 중 여학생 비율이 44%에서 40.7%로 줄었기 때문에 여학생들은 표준점수보다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에 지원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자연계 최상위권은 역시 수리‘가’ 영역에서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 학생들은 ‘가’ ‘나’ ‘다’군 중 한 곳의 의학 계열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다. 올해는 수리‘나’형 선택 학생들이 불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수리‘가’ 성적이 좋다면 의학 계열에 소신 지원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또 수학, 통계학 등 졸업 후 진로가 다양한 분야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으므로 이런 학과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끝까지 경쟁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가’군에서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 상위권 대학에 소신 지원한 학생들이 ‘나’군에서 한양대 미래자동차학과나 중앙대 융합공학부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 이들 학과도 경쟁률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중상위권은 ‘다’군이 변수

중상위권에서는 계열을 막론하고 동점자가 많은 게 관건이다. 이 때문에 안전지원 추세가 더욱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 최상위권 학생들은 보통 ‘다’군에서 안전지원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아도 추가 합격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중상위권 학생들이 ‘다’군에서 소신 지원을 해도 괜찮은 이유다.

인문계에서는 상위권 학생 중 일부가 안전지원을 선택하면 중상위권 대학의 경영계열, 행정학과 등 인기 학과의 합격선이 올라갈 수 있다. 또 중상위권 대학은 인문계에서 언어와 외국어 영역 반영 비율이 높다. 수리 영역이나 사회탐구를 잘 본 학생보다 언어, 외국어를 잘 본 학생이 유리하다.

자연계 수험생들은 거꾸로 수리가 가장 중요하다. 또 과학탐구 영역도 일부 대학은 반영 비율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지원하려는 대학의 수리 영역 반영 비율 및 수리‘가’ 또는 과학탐구 영역 가산점 부여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반면 수리‘나’를 본 학생이라도 다른 영역보다 점수가 높으면 가산점에 주눅 들 필요가 없다. 중위권 학생들은 수리‘나’ 선택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중상위권에는 동점 학생이 많기 때문에 희망 대학의 영역별 반영 비율이나 가산점 등을 정확하게 따져 유·불리에 따라 지원을 결정해야 한다. 오종운 이투스·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은 “중상위권 대학들은 인문계는 언어 외국어 탐구, 자연계는 수리 외국어 탐구 3개 영역만 반영하기도 하므로 3개 영역 기준으로 자기 점수가 얼마인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중하위권 인문계 ‘수리’, 자연계 ‘언어’ 살펴야

중하위권에서는 약점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 중하위권 대학 중에는 학생들이 3개 영역을 골라 지원하도록 한 학교가 많다. 이때 인문계 학생은 수리 영역을 빼고, 자연계 학생은 언어 영역을 빼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일부 인문계 학생은 수리 영역이, 자연계 학생은 언어 영역이 다른 영역보다 표준점수나 백분위가 높을 수 있다. 중하위권 대학은 대부분 백분위를 반영하기 때문에 이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지원 전략을 세울 때는 2개 군에서 안전지원을, 1개 군에서 소신지원을 하는 편이 좋다. 단, 중하위권 대학에서는 ‘다’군 합격선이 올라가는 현상이 덜하기 때문에 ‘다’군에서 지나치게 안전지원을 하지 않아도 된다. 자연계는 인문계열보다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안전 지원 대학을 잘 선택하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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