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험대 오르는 對北 ‘적극적 억제 전략’

동아일보 입력 2010-07-26 03:00수정 2010-07-26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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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이 미국의 추가 대북(對北) 금융제재에 ‘물리적 대응’을 선언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한국과 미국의 연합훈련에 대해 “핵 억제력에 기초한 우리 식의 보복 성전(聖戰)을 개시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과거 북한이 위협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볼 수 있는 전례도 있는 만큼 예사롭게 넘길 일은 아니다.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내정자도 “북한이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 남한에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는 ‘위험한 시대’에 진입했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한미 양국의 대북 제재에 대해 북한은 전군(全軍)과 전민(全民)에 비상경계태세를 내렸다. 내친김에 3차 핵실험이나 다른 군사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자신들이 잘못을 저질러 놓고 제재가 가해지면 ‘보복’ 운운하는 건 북의 상투적 수법이다. 이런 김정일 정권과 더불어 한반도 평화를 논의한다는 것이 무의미한 일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한미의 대북 조치는) 북한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로 가려는 측면이 있다”는 정부 고위 당국자의 언급은 의미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5월 24일 대국민 담화에서 “이제 북한은 자신이 한 행위에 대해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적극적 억제 원칙을 견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작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북심리전은 북한의 서울 불바다 위협 때문인지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이런 마당에 북이 한미 연합 제재에 대해 온갖 협박을 하고 나왔으니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다.

정부가 경계해야 할 것은 당국자들의 발언이 식언(食言)으로 끝나는 경우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김정일 정권이 우리를 우습게 여겨 오판(誤判)할 수도 있다. 국민도 정부를 믿지 못하게 된다. 현재 준비만 하고 시행하지 않고 있는 대북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도 불원간 재개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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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전략은 수사(修辭)가 아닌 행동이란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북한을 예의 주시하며 압박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북한의 정권 교체’나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인 만큼 시험대에 오른 대북 적극적 억제원칙의 실행전략을 치밀하게 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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