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對北억제력 높일 국산 1500km 크루즈미사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9일 03시 00분


우리 군(軍)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사거리 1500km 크루즈미사일 개발에 성공해 곧 중부전선에 배치할 계획이다. 1500km 이상의 크루즈미사일 개발은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네 번째다. ‘현무-3C’로 명명된 이 미사일은 북한 전체를 사정권에 넣을 수 있고, 목표물 주변 1∼2m를 벗어나지 않는 정확도를 가졌다. 북의 도발 징후가 명백할 경우 주요 군사시설에 대한 선제적 정밀타격 능력을 한층 높이게 됐다.

한국은 탄도미사일의 경우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묶여 사거리 300km 이상은 개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탄두 무게 500kg 미만이면서 사거리 제한이 없는 크루즈미사일 개발에 주력했다. 크루즈미사일은 목표물의 좌표를 입력시켜 스스로 찾아가게 하는 무기이며 뛰어난 정밀성으로 북한 도발에 대한 억제력을 높일 수 있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도 미국이 크루즈미사일로 영변을 공격할 태세를 갖추자 김일성이 화해 제스처(남북 정상회담 합의)로 나왔다.

북은 1998년 사거리 2000∼2500km의 대포동 1호 미사일, 지난해 4월에는 5000km 정도의 장거리 로켓(대포동 2호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북이 보유한 미사일은 중·단거리를 포함해 총 800여 기이다. 2010년대 중반에는 1500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3, 4년 내에 핵탄두를 미사일에 실을 수 있도록 소형화하고 생화학무기까지 탑재한다면 우리에게 가공할 위협이 될 것이다.

6·25전쟁 때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갔지만 부산에 상륙하는 유엔군을 공격할 수단을 갖지 못해 패퇴한 경험도 북이 미사일에 집착하는 이유다. 한반도에 전쟁이 재발하면 미사일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의 독자적인 대북(對北) 억제력은 아직 미흡하다. 한미연합사 해체 및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2015년 12월 1일로 미뤄놨지만 독자적으로 그 이후를 대비할 시간이 많지 않다. 자주국방 태세를 완전히 갖출 때까지 미국의 ‘확장된 억제력’을 제공받는 것이 긴요하다.

10월로 예정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연합훈련에 많은 회원국의 동참을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북의 핵과 미사일 수출을 막아 미사일 개발 재원을 차단해야 한다.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체제에 참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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