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찰 이어 선진연대 파문]조전혁의원 “KB한마음, 盧정권 비자금 창구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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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실세와 친분있던 인사 김종익씨에게 특혜 제공”
“단순업무 인력송출회사 그럴 여유 없었을것” 반론도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은 8일 “2005년 4월 상당한 이익이 예상되는 KB한마음(현 NS한마음)이 100여 명의 퇴직 지점장 중 한 명인 (민간인 사찰 피해자) 김종익 씨에게 넘어가는 과정에 당시 정권 실세와 친분이 두터운 김정민 부행장과 손광춘 인사부장이 결재하고, 강정원 행장까지 가세하여 특혜를 줬다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한 뒤 제보자로부터 받은 진술서와 KB한마음과 거래한 납품업체의 은행 입출금 명세 사본 등을 제시했다. 제보자는 “(민간인 사찰 피해자) 김 씨가 평소 ‘이광재 안희정 씨 등 옛 여권 실세들과 친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고 조 의원이 전했다.

이어 조 의원은 “김 씨는 2005년 옛 여권의 특혜로 KB한마음을 매입해 운영해 오면서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비자금) 일부를 옛 여권 실세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고 “고발 또는 수사의뢰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B한마음에 물품을 납품해온 제보자는 지난해 4월 김 씨의 요구로 1000여만 원대의 납품단가를 3000여만 원으로 부풀려 거래했으며 더 받은 돈 1300여만 원을 현금으로 출금해 김 씨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KB한마음은 국민은행의 희망퇴직자들이 2005년 3월 전액 출자해 만든 인력송출회사다. 국민은행의 업무 가운데 전문성이 요구되지 않는 문서 수발, 어음 교환, 대출서류 정리 등의 용역을 받아 처리하고 있다.

이 회사가 창립하기 전 국민은행은 2002년 주택은행과의 합병으로 불어난 잉여 인력을 처리하지 못해 은행권에서 대표적인 ‘고비용-저효율’ 조직으로 꼽혔고, 경영사정이 나빠져 인력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던 상황이었다.

당시 서울 영등포지점장이었던 김종익 씨는 사내 게시판에 ‘나이 많은 사람들, 은행에 오래 다닌 사람들부터 의무감을 가지고 자기희생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고 희망퇴직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은행 직원들 사이에서 김 씨가 영웅처럼 부각되면서 KB한마음의 대표로 추대됐다는 게 국민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용역비를 굉장히 짜게 지급하기 때문에 인건비 정도를 건지지 비자금을 조성할 만한 여유는 없었을 것”이라며 “김 씨도 KB한마음 대표로 옮기면서 급여가 지점장의 30∼40% 수준으로 깎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조 의원이 김 씨에게 특혜를 준 인물로 지목한 손광춘 KB신용정보 사장(당시 국민은행 인사부장)은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자발적으로 나가게 만드는 업무만 담당했다”며 “KB한마음 설립 및 용역계약에서 결재 라인에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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