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곡선, 기아차의 직선

동아일보 입력 2010-07-08 21:02수정 2010-07-0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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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곡선, 기아자동차는 직선?'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지난해 9월 내놓은 '신형 쏘나타'와 다음달 출시할 '신형 아반떼', 기아차가 지난해 말 내놓은 'K7'과 최근 판매 개시한 'K5'를 통해 두 브랜드가 디자인 정체성을 갖춰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곡선, 기아차는 직선이라는 알기 쉬운 콘셉트로 그간 회사의 고민거리였던 브랜드 차별화에서도 도움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와 명품 브랜드들의 디자인 철학을 알아봤다.

●현대차의 곡선, 기아차의 직선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를 공개하면서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라는 생소한 용어를 들고 나와 그것이 회사의 새로운 디자인 미학이라고 설명했다. 쏘나타의 디자인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유연한 역동성,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선율, 매끄러운 조각"이라는 플루이딕 스컬프처 미학에 대해서는 어리둥절해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현대차는 다음달에 나올 '신형 아반떼'에 쏘나타와 맥을 같이 하는 곡선을 적용했고,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이제 비로소 한 브랜드의 디자인 정체성으로서 점점 실체를 갖추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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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의 단순화'(The simplicity of the straight line)를 추구한다는 기아차는 K7과 K5에 쏘나타-아반떼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현대·기아차는 쏘나타 디자인에 대해서는 "날렵하고 유연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것"이라고, K5에 대해서는 "절제된 강인함과 안정감이 녹아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 분야의 대선배는 역시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아우디 등 독일계 럭셔리 브랜드들이다. 공교롭게도 이 두 회사는 가장 기본적인 디자인 정책에 대해 각각 "메르세데스-벤츠는 항상 메르세데스-벤츠와 같이 보여야 한다"는 것과 "누구나 첫 눈에 BMW임을 알아보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차 주인이 "내 차가 벤츠(또는 BMW)야"라고 말하기 전에 자동차 디자인 자체가 브랜드를 연상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벤츠 차량들은 타원형 헤드램프나 세 꼭지별, BMW 모델들은 '키드니 그릴'과 뒷창문 쪽에서 돌연 꺾어지는 '호프마이스터 킥' 등과 같은 상징적인 디자인 요소들을 포기하지 않는다.

●"디자인은 브랜드 철학의 반영"

볼보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라고 불리는 자신들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유행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단순한 디자인과 꼭 필요한 기능만 갖춘 실용성으로 시공을 초월한다"는 주장이다. 근육질의 남성과 같은 볼보의 탄탄한 차체 곡선은 측면 충돌에서 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해 차문을 두껍고 무겁게 만들면서 생겨났다.

깨끗하고 선명하게 각이 진 캐딜락 차량들의 디자인 미학에는 '아트 앤 사이언스'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최첨단 과학 기술과 모던한 스타일을 반영한 디자인이라고 한다. 강인하면서 유려한 느낌의 차들을 만드는 아우디의 디자인 철학은 '단순한 것이 최고'라는 것이다.

후발 주자인 렉서스는 자신들의 디자인 철학 이름으로 '엘피네스(L-finesse)'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도요타의 설명을 그대로 옮기면 엘피네스는 '시대를 앞서가는 단순함, 섬세한 우아함, 끊임없는 예견'을 기본 요소로 하는 미학이다. 반면 '동양적인 선이 표현하는 모던 럭셔리'를 디자인 철학으로 삼고 있는 인피니티는 은근한 느낌의 렉서스와 달리 역동적인 선과 볼륨감을 강조하는 모델들을 내놓고 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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