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캐나다 경제… 일등공신은 ‘소비회복’

동아일보 입력 2010-07-02 03:00수정 2010-07-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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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회복 현장 둘러보니 ○ 지갑 연 소비자
1분기 소비 4.4% 증가
집값도 평균 10% 올라

○ 돈 푸는 기업
작년 20% 급감한 설비투자
올해 1분기엔 7.5% 늘어나


○ 아직은 불안
수출 70%이상 미국 의존
美경제 휘청땐 타격 불가피


26일 캐나다 토론토 북부에 있는 요크대일 쇼핑센터 내 구두 가게. 사람이 북적이는 모습에서 캐나다의 소비가 살아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토론토=박형준 기자
지난달 26일 오전 캐나다 토론토 도심에서 승용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요크대일 쇼핑센터.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4개 주차장 중 한 곳은 이미 만차 상태였다. 쇼핑몰 안의 통로도 북적였다. 남편과 함께 쇼핑을 나온 안토니아 켈리 씨는 “쇼핑객이 너무 많아 아기를 유모차에 태워 다니기 힘들 정도”라며 “최근 쇼핑객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경기침체에 허덕였던 캐나다 경제가 올 들어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망한 캐나다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3.6%로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다. 캐나다는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난달 G7 국가 중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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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경기회복의 일등공신은 소비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7년 4.6% 증가한 소비가 지난해 0.4% 증가에 그쳤지만 올해 1분기(4.4%) 다시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

소비 회복은 자동차와 부동산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1분기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5% 이상 성장했다. 특히 한국 자동차업체의 선전이 눈에 띈다. 5월 들어 캐나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0.2% 증가에 그쳤지만 현대자동차는 1만2620대를 팔아 지난해 5월보다 12.6% 늘었다.

1분기 캐나다의 주택 가격은 평균 10% 상승했다. 현재 토론토에서 2층짜리 주택을 사려면 평균 56만2000캐나다달러(약 6억4600만 원) 정도를 줘야 한다. 작년에는 50만 캐나다달러면 살 수 있었다. 토론토에 있는 부동산자산관리업체 쿠시맨앤웨이크필드의 데렉 우드번 부사장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투자가 몰려오면서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다”며 “당황한 정부가 최근 기준금리를 올리고 각종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았기 때문에 당분간 부동산 경기는 횡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지갑을 열자 기업도 투자에 나서면서 생산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설비투자가 20.3%나 줄어들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7.5% 늘어났다. 소비와 생산이 함께 활기를 띠는 선순환 경제로 가고 있는 것.

김연식 KOTRA 토론토 코리아비즈니스센터장은 “올 들어 국제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자원부국 캐나다가 직접적인 혜택을 보았고 은행 영업을 보수적으로 한 덕분에 금융권이 경제위기에 흔들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캐나다의 주요 수출 원자재 중 하나인 구리는 5월 국제가격이 t당 6838달러로 지난해 연평균보다 32.8% 뛰었다. 유가와 주요 광물도 가격이 지난해보다 20% 내외 올랐다. 캐나다 정부가 은행 건전성 규제를 강도 높게 펼친 덕분에 캐나다 은행은 공적자금이 대거 투입된 미국이나 영국 은행과 달리 건전한 상태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금융권에 투입된 나랏돈을 거둬들이는 은행세 도입을 강하게 반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된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향세로 돌아서면 경기 회복세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캐나다 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 전체 수출 중 70% 이상을 미국에 의존한다는 점도 약점이다. 미국 경제가 휘청대면 캐나다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토론토=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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