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민영화 해외에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스웨덴 노르드방켄, 몸줄여 합병
호주 커먼웰스은행, 단계적 매각
노르웨이 덴노르스케, 경영만 독립

민영화 진통을 겪고 있는 우리금융그룹은 외환위기의 유산이다.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우리은행의 전신 한빛은행이 예금보험공사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을 체결한 것은 2000년 12월. 이어 예보는 한빛은행과 광주은행 평화은행 경남은행 하나로금융 등 5개사에 모두 12조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2001년 4월 이들을 모아 국유화된 우리금융지주를 설립했다.

해외에도 금융위기 과정에서 국유화된 은행들의 사례가 많다. 국유화 은행이 민영화되는 데는 대부분 4∼7년의 시간이 걸렸다.

해외에서 국유화된 은행을 민영화한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첫 번째는 지분 매각과 자사주 매입, 합병을 통해 민영화하는 방식으로 현재 금융당국이 고려 중인 우리금융 민영화 방식과 유사한 면이 많다. 스웨덴의 노르드방켄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1992년 2월 국유화된 노르드방켄은 1995년 10월 지분의 34.5%를 공모 방식으로 매각한 뒤 이듬해 지분 6%를 자사주 형식으로 매입해 소각하면서 정부 지분을 59.4%로 낮췄다. 이어 1997년 핀란드계 은행인 메리타, 2003년 덴마크계 은행 유니덴마크와 잇달아 합병해 북유럽 최대 금융그룹인 노르디아그룹으로 재출범했다. 두 차례의 합병으로 스웨덴 정부의 지분은 19.8%로 떨어졌다.

한때 우리금융 민영화 방식으로 유력하게 검토됐던 단계적 지분 매각 방식도 있다. 호주 연방은행이 100% 지분을 보유했던 커먼웰스은행이 합병 없이 지분 매각으로 민영화를 완료했다. 이 은행은 1991년부터 5년간 세 차례 지분을 매각했다.

정부 지분을 50% 이상 유지한 채 경영만 독립시킨 사례도 있다. 노르웨이 최대 은행이던 덴 노르스케는 지금도 정부가 52.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갖지 않는 것은 물론 은행 경영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