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장영채]교통사고, 6초에 187만원씩 낭비

  • 입력 2008년 9월 30일 02시 58분


국민 경제의 생산 현장인 도로에서 자동차는 도로 교통 활동의 운송서비스를 창출해내지만 교통 정체와 사고로 국민 경제에 대한 공로를 절하시키거나 감손시킨다. 특히 교통사고는 국가의 소중한 자원인 인명과 재화의 손실, 이로 인한 좌절과 슬픔 등 정신적 손해, 도로 시설의 파괴, 차량 지체 및 정체로 인한 도로 효율성의 저하 등 경제적 손실을 동반해 국민 경제적인 측면에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지난 5년간 연평균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3.2% 감소했고 사망자는 3.8%, 부상자는 2.8% 줄었으나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평균 3.6% 증가하는 등 교통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매년 늘어난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는 인구 10만 명당 12.7명, 자동차 1만 대당 3.1명이다. 다른 국가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는 일본 5.7명, 미국 14.2명, 영국 5.4명이다.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는 일본 0.9명, 미국 1.7명, 영국 1.0명이다.

총생산손실법으로 추계한 2006년도의 도로 교통사고 비용은 9조6567억 원으로 2005년(9조1229억 원)보다 5.9% 늘었다. 지난해 9월 태풍 나리로 인한 피해액의 60.7배, 지하철 9호선 공사비의 5.1배, 화재 피해액의 64배나 많은 경제적 손실인 셈이다.

이 비용은 210만여 명인 70세 이상 노인 기초노령연금 수혜액 및 4인 가족 기준 약 67만 가구의 연간 최저생계비와 전용면적 60m² 이하 아파트 18만 채의 건설비에 이르는 규모이기도 하다. 또 국가예산 146조9625억 원의 6.6%에 해당하며 교통경찰 예산의 12.7배에 이른다.

추계된 도로 교통사고 비용을 내용별로 보면 인적 피해가 40.3%(3조8886억 원) 물적 피해가 51.9%(5조103억 원) 사회기관비용이 7.8%(7578억 원)를 차지한다. 1분 30초마다 교통사고로 1명이 죽거나 다쳐 평균 1120만 원의 피해비용을 발생시킨다. 인적 피해 발생 유무에 관계없이 교통사고(단순 물적 피해만 발생된 교통사고까지도 포함)는 6초마다 1건이 일어나는 셈이어서 187만 원의 사회적 비용을 낭비한다고 추정된다.

도로에서 교통안전은 국민의 행복과 국가경쟁력 평가의 중요한 지수가 되었다. 이런 점 때문에 지금도 세계 여러 나라는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도로에서의 교통안전에 막대한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명피해가 많은 일반국도 및 시군도와 건당 평균 사상자 비용이 높은 고속도로에 대한 집중적인 교통안전 투자, 비사업용 자동차 운전자를 비롯한 이륜차 운전자에 대한 철저한 교통안전 교육과 강력한 교통 단속이 시급하고 절실하다.

도로 교통사고 비용은 객관적이며 정확하게 지속적으로 추계하여 장래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손실을 예측하여야만 현실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적정한 수준에서 교통사고를 관리하는 교통안전대책을 합리적으로 수립하고 평가하는 데도 꼭 필요하다.

모든 국민, 그리고 관계당국과 관련기관은 국민 경제의 생산 현장인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발생하는 국가자원의 손실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교통안전에 대한 효율적이고 적절한 자원 배분 역시 소홀히해서는 곤란하다. 교통사고를 막아 인적 물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관심과 투자는 어느 개인, 어느 기관 하나만의 노력으로는 어렵다. 정부와 기업, 사회단체 및 국민의 적극적 노력이 절실하다.

장영채 도로교통공단 교통 사고종합분석센터장 교통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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