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업들, 反시장 좌파 운동단체 지원은 自害다

  • 입력 2008년 9월 27일 03시 00분


미국 퀀텀펀드의 조지 소로스 회장이 자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1970년대 말 소련과 동유럽권에서 철의 장막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부터라고 한다. 그는 “전쟁에는 돈을 쓰면서 평화에 대한 투자에 인색한 것은 잘못”이라며 “단순히 빈민구제 차원의 자선이 아니라 자본주의 신념가들을 키우는 게 기업과 기업인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유럽권 학생들이 서방에서 공부할 수 있게 장학금을 주었고, 시장경제를 가르치는 대학이 필요하다며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대학을 세웠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들은 ‘반(反)기업 반(反)자유무역 반(反)시장’의 이념을 퍼뜨리는 좌파 운동단체에는 각종 명목으로 돈을 대주면서도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법치를 지키려는 활동에 대한 지원에는 인색하다는 말을 듣는다. 특히 지난 정부 시절, 적지 않은 기업들은 좌파정권과 가까운 운동단체에 잘못 보이면 해코지를 당할까봐 보험 들듯이 ‘떡’을 준 것이 사실이다. 이런 기업들은 시장자본주의를 반대하고 공격하는 세력에 실탄(實彈)을 제공해 결국 이들의 운동력을 키워준 셈이다. 기업들의 자해(自害)행위이자, 대한민국이 지켜내야 할 가치를 훼손하는 행태다.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이 조사한 ‘기업들의 시민단체 지원동향’에 따르면 반기업 좌파 운동 단체에 각종 사업 지원 명목으로 계속 돈을 대준 대기업과 공기업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들 단체는 대부분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과 ‘광우병대책회의’에 참여해 활동했다. 좌파 단체 소속 운동가들에게 1인당 수만 달러씩 해외 대학연수 비용을 준 기업도 있다. 재산권과 법치를 부정하고 기업을 사회적 악한으로 낙인찍으며 자유시장 질서를 흔드는 활동을 하라고 장학금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업들이 자유시장주의 가치를 지켜내고 확산시키려면 스스로 이를 위한 투자를 꾸준히 해야 한다. 반시장 반기업정서를 부채질하는 직업 운동가들에게 활동비를 보태주는 것은 기업이 서 있는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다.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 반시장 반기업 표현이 많다고 시정을 요구하면서 반시장 좌파 이념을 퍼뜨리는 운동가들에게 활동비를 보태 주는 것은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시장과 기업을 때리면서 기업에 손을 내미는 사람들도 부끄러움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시장경제와 자유무역에 대한 신념을 확산시키는 사업에 투자하는 조지 소로스 같은 기업인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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