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베이징의 삶 느껴보세요…역사가 보일겁니다”

  • 입력 2008년 7월 22일 07시 31분


올림픽 앞둔 중국의 생활상

경일대 강위원 교수 사진전

《“중국 베이징은 우리 역사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올림픽을 앞둔 베이징의 이모저모를 함께 느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강위원(59) 교수가 다음 달 8일 개막하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사진전을 연다. 강 교수는 21일 “옛 고조선의 영토에 베이징이 포함됐다. 올림픽은 스포츠 축제지만 우리의 역사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시회는 23∼28일 ‘2008 베이징 리포트’(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와 ‘중국 소수민족의 삶과 문화’(대구백화점 그린홀) 등 두 가지.

그는 지난해 2월부터 1년 동안 베이징에 머물면서 올림픽을 앞둔 중국의 수도를 구석구석 살피며 셔터를 눌렀다.

수천 장의 사진 가운데 베이징의 역사와 문화, 관광, 일상, 올림픽 준비 모습 등 6가지 주제에 맞는 100여 장을 골라 선보인다.

또 중국 민족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족과 함께 살아가는 55개 소수민족 중 만주족과 후이족, 좡족, 몽골족의 삶을 담은 사진 34점도 전시한다.

그는 동북 3성(헤이룽장 성, 지린 성, 랴오닝 성)을 중심으로 중국의 어제와 오늘을 살피는 ‘대장정’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로 19년째다.

그는 “1990년에 우연히 백두산에 올랐다가 조선족(중국동포)을 만난 것을 계기로 조선족 연구를 시작했다”면서 “재외동포 가운데 중국동포가 200만 명가량으로 가장 많지만 영상기록은 부족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부터 중국을 100여 차례 오가며 조선족의 생활과 문화를 사진에 담았다. 그가 발로 뛰면서 찍은 20만 장 정도의 사진을 토대로 ‘조선족의 오늘’(2002년), ‘흑룡강성의 조선족’(2005년) 등을 펴냈으며 지린성 및 랴오닝성의 조선족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그의 관심은 조선족 연구에서 항일독립운동으로 넓어졌다. 항일독립운동이 동북 3성 등을 중심으로 펼쳐졌기 때문이다.

“독립군의 심정으로 구석구석을 찾아다녔습니다. 동북 3성의 면적이 한반도의 10배가량이라고 합니다. 이 넓은 땅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게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독립군의 흔적을 찾아내 영상에 담는 게 쉬운 건 아니지만 독립운동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항일독립군의 어머니’로 불리는 남자현(1872∼1933) 열사의 하얼빈 묘지가 50년 전에 콘크리트 바닥에 묻혀 버린 사실(본보 2005년 7월 27일자 1면 보도)을 처음 알아낸 것도 ‘발로 뛴’ 노력 덕분이었다.

그가 20년 가까이 동북 3성과 베이징에 ‘집착’하다시피 하는 이유는 나름대로 느끼는 ‘걱정’ 때문이다.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동북아시아의 중심지로서의 입지를 더욱 다지면 중국의 국가전략인 동북공정도 은연중 강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고 있다.

강 교수는 “동북공정에 맞설 수 있는 기상이 우리의 가슴에 꿈틀대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고조선부터 고구려, 발해, 독립운동까지의 현장을 담은 사진집을 내년에 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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