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태풍’ 25석 당선

  • 입력 2008년 4월 10일 02시 59분


《이번 18대 총선은 1992년 14대 총선의 21명 이후 가장 많은 무소속 당선자(25명 안팎)를 배출한 국회의원 선거로 기록됐다. 무소속 당선자 수는 14대 총선 이후 15대 16명, 16대 5명, 17대 2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이번 총선의 ‘무소속 신드롬’은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강세지역인 호남과 영남에서 유력 전·현직 의원이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어느 정도 예측됐으나, 총선을 거듭할수록 정당 투표가 정착되어 가는 상황에서 예상 밖의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전신인 신한국당을 포함해 한나라당이 좀처럼 무소속에 자리를 내주지 않던 영남권에서 박근혜 전 대표 바람을 등에 업은 ‘친박 무소속 연대’ 후보가 대거 당선돼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영남권에서는 김세연(부산 금정) 최구식(경남 진주갑), 김광림(경북 안동) 강길부(울산 울주) 후보 정도가 ‘중립 무소속’으로 분류된다.

무소속 열풍이 가장 거센 부산에서는 5명의 무소속 후보가 당선이 확정됐다.

우선 ‘친박 무소속 연대’의 좌장 격인 김무성(남을) 후보는 49.7%의 득표율로 한나라당 정태윤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며 4선 고지에 올랐다. 유기준(서) 후보도 55.9%를 얻어 한나라당 조양환 후보를 제쳤다.

이진복(동래) 후보도 51.1%의 득표로 지난해 대선에서 ‘BBK 사건’을 담당했던 한나라당 오세경 후보를 이겼고, 구청장 출신인 유재중(수영)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한나라당 박형준 후보를 14%포인트 차로 누르며 당선됐다.

김세연(금정) 후보는 ‘한반도 대운하’를 주도했던 한나라당 박승환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경북에서도 5명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친박 무소속’인 김태환(구미을) 이인기(고령-성주-칠곡) 후보는 각각 한나라당 이재순 석호익 후보를 제쳤다. 역시 친박 무소속 성윤환(상주) 후보는 한나라당 손승태 후보를, 정해걸(군위-의성-청송) 후보는 한나라당 김동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재정경제부 차관을 지낸 중립 무소속 김광림(안동) 후보는 한나라당 허용범 후보를 여유 있게 제쳤다.

경남에서는 ‘중립 무소속’인 최구식 후보가 한나라당 최진덕 후보를 3%포인트 차로 제치고 재선 의원이 됐고, 대구 달서을에서는 ‘친박’을 표방한 이해봉 후보가 한나라당 권용범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무소속 열풍은 호남에서도 거셌다.

‘영원한 DJ 비서실장’ 무소속 박지원(전남 목포) 후보는 통합민주당 정영식 후보를 눌렀고, 무소속 김영록(해남-완도-진도) 후보는 민주당 민화식 후보를 제치고 있다. 이 밖에 이무영(전주 완산갑) 강운태(광주 남) 유성엽(전북 정읍) 후보 등도 당선됐다.

수도권에서도 일부 무소속 후보들이 약진했다.

‘친박 무소속’ 후보를 자임한 한선교(경기 용인 수지) 후보는 한나라당 윤건영 후보를 따돌리며 재선에 성공했고, 이경재(인천 서-강화을) 후보도 한나라당 이규민 후보를 제쳤다. 무소속 이인제(충남 논산-계룡-금산) 후보도 민주당 양승숙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또 전통적으로 여당 세가 강한 강원도에서도 3명의 무소속 당선자를 냈다.

무소속 최욱철(강릉) 후보는 한나라당 심재엽 후보를 여유 있게 제쳤고, 무소속 최연희(동해-삼척) 후보도 한나라당 정인억 후보를 따돌렸다. 송훈석(속초-고성-양양) 후보도 한나라당 조동용 후보를 제치고 금배지를 달게 됐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영철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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