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은 南의 변화 제대로 읽어라

  • 입력 2008년 3월 6일 03시 00분


북한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가 과거와는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목적이 불분명한 북한의 회동 제의를 거절했다. 정부 대표는 사흘 전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북한에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정권이 바뀌었음을 실감할 수 있는 사례들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남한의 새 정부가 김대중 노무현 정부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 대통령은 회동 제의에 대해 “왜 만나자고 하느냐” “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라고 물으며 꼼꼼히 따졌다고 한다. 북한과의 대화를 학수고대하다 ‘비선(秘線) 접촉’ 제의가 오면 쪼르르 달려가 생떼에 가까운 요구까지도 들어주던 과거 정권과는 다른 모습이다. 남북 회동 자체로 의미를 부여하던 시대는 지났다. 남북관계도 이제는 긴장 완화와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해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국내 정치에 이용하기 위한 과시성 회담을 지양하고 성과로 말하는 실용적인 대화를 추구해야 한다.

북한은 우리 측의 인권 발언에 대해 “무책임한 발언에 따른 모든 결과를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전 세계가 다 알고 있는 열악한 인권 상황을 손바닥으로 가리려는 한심한 대응이다. 북한을 이렇게 길들여 놓은 것은 그동안 ‘남북 관계의 특수한 상황’을 핑계 삼아 유엔 총회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 기권했던 과거 두 정권의 책임이 크다. 북한 인권에 대한 언급은 정부의 설명대로 ‘인류의 보편적 사안’이다. 북한은 남한 정부와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해 성의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가 보내는 변화의 메시지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남남갈등을 조장해 남한 정부를 흔들려는 술책이 더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합의된 회담과 행사를 멋대로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무례는 북의 신뢰만 떨어뜨릴 뿐이다. 국제사회의 글로벌 스탠더드와 외교 예의를 남쪽에도 갖추어야 한다. 같은 민족끼리를 외치며 핵 폐기 약속도 지키지 않으면서 무리한 요구만 늘어놓는 태도로는 남쪽의 도움을 받을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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