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군의 세계평화 기여 자랑스러워해야

  • 입력 2007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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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이 어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연장에 찬성한 한나라당과 민주당, 반대한 대통합민주신당과 민노당 사이에 표 대결이 벌어져 146 대 104로 가결됐다. 그나마 다행이다. 헌법상 국군의 해외파견은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고, 명분과 실리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하므로 찬반 공방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파병 연장에 초당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대선 기간 중 신당의 정동영 후보가 자이툰부대에 대해 ‘용병(傭兵)’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용어까지 써 가며 이슈화하는 바람에 부대원들의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다. 그런 설익은 반미(反美) 잣대로 이라크 파병의 의미를 훼손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더욱이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한미동맹의 복원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태다. 파병 연장이 그 첫 단추가 됐으면 한다.

자이툰부대의 공식 명칭은 ‘이라크 평화·재건 사단’이다. 자이툰부대는 그동안 병원을 열어 이라크 국민 7만 여 명을 진료했고, 1645명에게 기술교육을 시켰다. 이들의 취업률은 78%에 이른다. 현지 아르빌 주민의 84%가 자이툰부대의 계속 주둔을 희망하고 있다.

자이툰부대 홈페이지에는 한 병사가 쓴 이런 글이 올라와 있다. “이제 정말 한 해도 끝났다. 지금 전쟁으로 고통 받는 나라건,…온 땅이 아파트로 꽉 찬 나라건,…진심으로 대하면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순간처럼 지나가 버린 6개월이지만 이곳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면 행복한 한 해를 보낸 것이겠지.” ‘명분 없는 전쟁’ 운운하면서 이라크 파병에 낡은 이념의 멍에를 덮어씌우려는 세력이 꼭 읽어 봐야 할 글이다.

우리는 6·25전쟁 때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나라를 구하고 전화(戰禍)를 이겨 냈다. 그런 빚이 없더라도 세계 평화에 대한 기여는 문명국의 책무에 해당한다. 더구나 이라크는 50, 60년 전 우리처럼 국가 존망이 위태로운 상태다.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를 암살한 국제테러범들이 아직도 이라크를 휘젓고 있다. 국군이 이라크를 돕는 일은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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