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사이언스]천연가스 표준열량이 낮아지면 뭐가 달라지나요?

  • 입력 2007년 12월 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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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천연가스 표준열량이 낮아지면 뭐가 달라지나요?

서울 노원구에 사는 2년차 가정주부입니다. 얼마 전 도시가스로 사용되는 천연가스의 표준열량을 낮춘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새 기준으로 공급되는 가스는 기존에 비해 열이 덜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밥을 짓는 시간도 길어지고 그만큼 사용량도 늘어 가스비를 지금보다 더 내야 하나요?

A. 가스 사용량과 요리 시간이 조금 늘어나요

한국가스공사는 이달 1일부터 천연가스의 표준열량을 Nm3당 1만500kcal에서 1만400kcal로 낮춘다고 밝혔습니다. ‘표준열량’이란 가로, 세로, 높이 각 1m인 정육면체 부피의 천연가스를 태울 때 나오는 열량을 말합니다.

표준열량이 낮아진다는 것은 쉽게 말하면 밥을 지을 때 지금보다 조금 더 많은 가스를 써야 한다는 뜻입니다. 열량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가스를 그만큼 더 소모해야 한다는 얘기니까요.

전문가들은 같은 밥을 짓더라도 지금보다 0.7% 정도 더 많은 가스를 써야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밥 짓는 시간도 더 걸리겠지요. 물론 이 정도의 가스를 더 태운다고 해서 시간차를 몸으로 느끼지는 못할 겁니다.

또 100kcal 정도 열량이 줄어도 가스레인지나 보일러의 안전성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문제는 가스요금입니다. 가스요금은 천연가스를 사올 때 드는 원료비와 사용량에 따른 공급가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열량 천연가스일수록 상대적으로 값이 싸기 때문에 원료비 부담은 줄어듭니다. 하지만 저열량 가스를 사용하면 같은 열량을 얻기 위해 더 많은 부피의 가스를 소비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가스 사용량 증가에 따른 공급가격은 올라가게 됩니다.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열량 가스를 사용하면서 사용량은 늘어나는 부담이 생기는 셈입니다. 가스공사 측은 열량을 낮춘 데 따른 원료비 인하 효과와 사용량 증가에 따른 요금 인상분이 상쇄돼 소비자에게 부담은 없다고 합니다. 이전과 동일한 요금을 내게 된다는 뜻이죠.

반면 요금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9월 19일 열린 한 공청회에서는 품질이 낮은 만큼 에너지를 낮은 가격에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세계적으로 천연가스의 표준열량은 점점 떨어지는 추세라고 합니다. 마치 석탄을 캐면 캘수록 낮은 품질의 석탄을 얻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서 표준열량도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표준열량을 1% 내리면 약 1000억 원의 손실이 생긴다고 합니다. 표준열량 인하에 대한 사회적 공감과 합의가 필요한 때입니다. 유럽은 이에 대비해 이미 오래전부터 저열량 천연가스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도움말=한국가스공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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