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염기대]여수 엑스포, 해양 강국 발판 삼자

  • 입력 2007년 11월 28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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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의 꿈과 염원을 담은 여수 프로젝트가 드디어 첫발을 내디뎠다. 27일 새벽 2012 여수 세계박람회(EXPO) 유치가 확정됨에 따라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인류 문명의 지속적 발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전남 여수의 원대한 꿈이 비상을 시작했다.

세계박람회는 인류가 이룩한 첨단 지식과 기술, 문명을 전시 대상으로 하는 경제 문화 사회 분야의 종합올림픽으로 비유된다. 세계 여러 국가는 세계박람회를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이자 수단으로 활용했다. 일본은 1970년 아시아 최초의 박람회인 ‘오사카 박람회’를 계기로 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과학 선진국으로의 이미지 변모에 성공한 바 있다.

2012 여수 세계박람회 또한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면에서 한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도약의 기회로 기대된다. 생산 유발 10조 원, 부가가치 창출 4조 원, 고용 창출 9만 명 등의 경제 효과가 예상된다. 이는 2002 월드컵의 생산 유발 효과 11조5000억 원에 맞먹는 수치로 한국의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개막을 앞당겨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개최지로 선정된 여수는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천혜의 자연 환경과 해상국립공원을 보유한 여수에 대한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을 통해 국토균형발전을 이루는 한편 남해안 지역을 첨단 해양산업 및 관광단지로 클러스터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여수 세계박람회는 인류가 직면한 자원 식량 공간 환경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마지막 프런티어로서 해양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부각하는 장이 될 것이다. 여수 세계박람회는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유치에 성공했다. 인류가 직면한 식량과 자원, 환경 문제의 대안으로서 해양이 갖는 무한한 가치에 대해 전 세계의 공감을 얻어 낸 결과다.

해양은 고갈돼 가는 육상 자원을 대체하는 미래 자원의 보고이자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할 인류의 생존 수단이다. 석유 매장량의 30%, 천연가스 매장량의 50%가 바다에 있다. 지구의 산소 75%, 육지 담수 36%가 바다에서 생성되며 인류가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의 50%를 바다가 정화해 준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해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 차원에서 발 빠르게 해양 정책과 전략을 세워 추진 중이다. 특히 자원 고갈과 기후 변화 등 21세기 국가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의 해결 수단으로 ‘해양과학기술’에 대한 국가적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도 1996년 해양수산부가 출범해 통합 해양행정체제를 구축한 이후 해양과 해양과학기술에 집중적인 투자를 했다. 그 결과 조선산업이 세계 1위에 오르고 세계 네 번째로 6000m급 심해무인잠수정을 개발하는 등 세계 10위권의 해양력을 보유하게 됐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1세기 제3의 물결을 주도할 4개 핵심 사업으로 해양개발 정보통신 우주개발 생명공학을 제시했다. 또 폴 케네디는 21세기를 해양의 세기로 전망했다. 이런 시점에 우리에게 주어진 여수 세계박람회는 한국의 해양력을 강화하고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가 바다를 알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 아니라 바다에 우리의 생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1961년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해양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의회에 던진 메시지다.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 풍부한 자원 보전과 미래지향적 활동’이라는 주제로 펼쳐질 여수 세계박람회를 통해 한국과 전 세계의 생존 및 번영을 함께 이뤄 가는 장을 만들자.

염기대 한국해양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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