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도서관이 경쟁력이다

  • 입력 2007년 9월 10일 2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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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의 황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내 아이들에게 당연히 컴퓨터를 사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책을 사줄 것이다”라고 했다. 어릴 적 동네 작은 도서관에 살다시피 하며 몸에 익힌 독서 습관이 지금의 자신을 만든 원동력이라고 술회한 그다. 집안에서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1만4000여 권의 책이 있는 개인 도서관이다.

클릭 한 번에 온갖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디지털시대에도 여전히 세계의 지도자와 부자 중에는 ‘못 말리는 책벌레’가 많다. 지식과 정보는 인터넷에서도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생각하는 힘과 세상을 보는 눈은 독서를 통해 제대로 길러진다. TV나 컴퓨터가 아무리 많은 정보와 흥밋거리를 쏟아 내도 사고력(思考力)과 통찰력을 키워 주는 것은 책이요, 때로는 신문 잡지 같은 활자미디어다.

미국 자산운용계의 살아 있는 전설인 ‘오마하의 현인(賢人)’ 워런 버핏은 하루의 3분의 1을 책과 투자 관련 자료, 그리고 신문 잡지를 읽는 데 할애한다. 중학교 중퇴자로 아시아 1등 부호가 된 홍콩의 리카싱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 책을 통해 정보도 얻지만 집중력도 기른다는 것이다. 학생 시절 지진아였던 윈스턴 처칠이 영국 총리가 되고 노벨 문학상까지 받은 데는 독서의 힘이 컸다.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을 이뤄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했지만, 지식이 경쟁력인 세계화시대에 계속 낙오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책을 덜 읽는 국민, 아니 ‘안 읽는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싶어도 책이 없거나 마땅한 공간이 없어 독서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낙후지역 소외인구도 많다. 우리나라의 공립 도서관은 564개로 미국 9211개, 일본 2825개에 비해 부족하다. 도서관당 인구도 8만6865명으로 프랑스(1만4501명), 미국(3만1253명)에 못 미친다. 그마저도 거리가 멀어 쉽게 이용하기 어렵다.

동아일보와 사단법인 ‘작은 도서관 만드는 사람들’이 농어촌 고향 학교에 마을도서관을 마련해 주는 활동을 시작했다(본보 10일자 A1면 사고 참조). 책을 읽고 싶은 청소년과 지역민들의 갈증을 풀어 주기 위해서다. 도서관 만들어 주기는 대한민국과 국민 개개인의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하고 갚진 투자요, 응원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뜻있는 많은 분이 적극 동참해 주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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