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만간 핵시설 폐쇄 나설듯”

  • 입력 2007년 4월 1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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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중 6자대표 서울서 심야회동한국과 미국,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1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회동을 갖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행 방안과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북한 동결계좌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왼쪽부터 천영우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 김재명  기자·연합뉴스
한-미-중 6자대표 서울서 심야회동
한국과 미국,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1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회동을 갖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행 방안과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북한 동결계좌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왼쪽부터 천영우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 김재명 기자·연합뉴스
북한은 10일 미국이 밝힌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북한 자금 동결 해제 조치를 받아들여 조만간 핵 시설 폐쇄(shutdown) 조치 이행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한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마카오 당국이 공식적으로 BDA은행의 북한 자금 동결 해제 조치를 발표한 직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방북 및 핵 시설 사찰 허용 방침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는 이날 마카오 당국이 BDA은행에 동결된 북한 자금 2500만 달러를 모두 풀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 몰리 밀러와이즈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은 마카오 당국이 BDA은행에 현재 동결돼 있는 모든 북한 관련 계좌를 풀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방한한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번 (동결 해제) 조치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하는 단계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 6자회담 재개 일정을 논의했다.

8일부터 평양을 방문 중인 빅터 차 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이날 위성전화로 힐 차관보에게 북한이 곧 핵 시설 폐쇄 조치를 취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분위기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보좌관은 이날 6자회담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났다.

유력한 외교소식통은 “11일 방북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가는 차 보좌관이 북한의 핵 시설 폐쇄 일정을 분명하게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 정부 내엔 북한이 실제 핵 시설 폐쇄 조치를 실행에 옮기기 전까지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행 의지를 단정할 수 없다는 견해도 많다. 북한의 자금 동결 해제 조치가 북한이 그동안 미국 측에 요구했던 BDA은행 자금의 중국은행(Bank of China)으로의 송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당연히 이번 자금 해제 조치를 받아들여야겠지만 그러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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