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는 ‘대한민국사의 대전환’이다. 국토의 70%가 산지인 데다 기후도 농업국가로 적절치 않은 우리나라다. 472년간의 공식 역사기록인 조선왕조실록에는 ‘흉년과 기근이 들어 백성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다’는 기록이 수없이 나온다. 농사가 잘 안 되는 나라에서 대다수 인구가 대대로 농업에 목을 걸어온 결과는 굶주림과 절망이었다.
그 질기고 오랜 숙명을 산업화가 깼다. 산업화에 따른 경제발전은 민주화에도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엔지니어들은 6·25전쟁 직후인 1953년 국민소득 67달러에 불과했던 나라를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자 자유민주국가로 탈바꿈시키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민생과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으면서 누구보다 공헌한 사람들이 엔지니어다. 민주화 세력임을 내세워 집권한 뒤 4년 가까이 민생을 오히려 후퇴시킨 현 정권은 균형발전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이들을 통해 깊이 반성해 볼 일이다.
경제가 더 발전하고 국민 삶의 질이 더 높아지는,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엔지니어들이 제대로 대접받는 세상이 돼야 한다. 이번에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뽑힌 ‘대표 엔지니어’ 가운데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름도 적지 않다. 우리는 그동안 이들을 알지 못했음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이공계 위기’도 기술인력 홀대가 큰 원인이다.
1470명의 후보 가운데 뽑힌 60명의 자랑스러운 엔지니어, 그리고 그 뒤에서 함께 일해 온 모든 엔지니어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앞으로도 국가 사회가 이 분야의 인재 육성에 정성을 쏟고, 계속해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엔지니어가 줄을 잇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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