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참여연대, 기업情報 외국에 팔고 은폐 로비했나

  • 입력 2006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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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3월 방영한 ‘KBS스페셜’ 속에는 참여연대 부설기구(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SK의 지배구조 정보를 소버린자산운용에 돈을 받고 팔았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소버린은 SK㈜의 경영권을 넘보았던 외국 투기자본이다. KBS 담당PD는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이 참여연대 관련 내용을 방송하지 말라고 회사 측에 로비한 정황을 공개한 바 있다. 김 처장은 이른바 ‘시민단체 권력’의 한 표본 같은 인물이다. 그런데 KBS는 방송 내용을 비디오테이프로 만들어 판매하면서 ‘참여연대와 소버린의 거래를 비판한 5분 분량’을 삭제했다고 KBS노조 진상조사위원회가 밝혔다.

참여연대는 ‘시민 편에서’ 소액주주운동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운동 등을 한다는 단체다. 비디오테이프에서 삭제된 내용 중에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한쪽에서는 공익적인 활동을 하고, 그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소버린에 파는 것은 위선적(僞善的)이다”고 지적한 전문가의 육성도 들어 있었다.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중시해야 할 참여연대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방송을 막기 위해 로비를 시도했다면, 국민은 참여연대의 정체(正體)를 어떻게 봐야 하나. 비디오테이프 일부 내용의 삭제도 ‘신(神)의 뜻’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방송에 대한 시민단체 권력의 로비와 검열(檢閱)도 민주화의 열매라고 봐야 하나. 참여연대는 4월 기업 상속에 관한 조사 결과 발표를 예고한 뒤 기업들을 상대로 후원금 모금 행사를 벌였고, 5월엔 25억 원 상당의 사무실 터를 구입했다. 시민운동의 겉과 속이 달라 보인다.

정연주 KBS 사장은 지난해 ‘양극화 사회-희망의 로드맵’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KBS스페셜’팀에 참여연대 김 처장과 최민희(방송위원회 부위원장) 당시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총장에게 의견을 구하라고 했다 한다. 공영방송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의 지적처럼 ‘사실일 경우 정 사장은 공영방송의 정신을 위반하고 제작자의 자율성을 침해한’ 반(反)공영 행위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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