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48기 국수전…응수 타진의 허실

  • 입력 2004년 11월 16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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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일수록 응수 타진의 묘미를 즐긴다. 응수 타진은 상대의 실수를 노리는 것으로 상대가 제대로 응수해도 자신에겐 크게 불리하지 않다. 그만큼 상대의 신경을 건드리는 효과가 있다.

백 26의 응수 타진은 고수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수. 이런 모양에서 백 26과 같은 수를 빠뜨리면 고수라고 보기 힘들다.

흑이 만약 참고 1도 흑 1처럼 안쪽에서 젖히다간 백 2, 4로 활용당한다. 설혹 나중에 귀에서 살려주더라도 실전처럼 밖에서 젖히는 것이 정수.

흑도 29로 백의 응수를 묻는다. 백이 35의 곳에 받아주기를 기대한 것. 그러면 31의 곳에 침입하는 수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흑 29는 ‘잘못된’ 응수 타진의 폐해를 보여준다. 백 30으로 반발하자 흑의 응수가 곤란해졌다. 31의 곳에 들어온 수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흑 29는 참고 2도 흑 1(실전 흑 31)로 그냥 들어갈 곳이다. 백 2에는 흑 3으로 뛰어나가는 수가 충분하다. 참고 3도 백 2에 대해서도 흑 3, 5로 쉽게 수습할 수 있다.

유창혁 9단은 흑 29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 33으로 기어나갔다.

응수 타진은 자신에게 피해가 없어야 하는데 흑 29의 응수 타진은 오히려 흑의 행마에 부담을 주고 있다. 흑 41까지 흑이 하변에서 얻은 실리보다 좌하변 백 집이 더 크다. 흑이 고전에 빠졌다.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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