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사태 악화…외국인 철수 잇달아

  • 입력 2004년 11월 11일 19시 41분


코멘트
아프리카 서부 코트디부아르의 반(反) 외국인 소요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과격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를 비롯한 각국 정부는 자국민 철수작업에 착수했다. 프랑스는 10일 특별기를 보내 1차로 270명을 철수시킨 것을 포함해 귀국을 원하는 교민 전원을 철수시킬 때까지 코트디부아르에 특별기를 보내기로 했다.

미국 스페인 등 다른 국가들도 특별기를 이용해 자국민을 철수시키고 있으며 유엔 기구 소속 직원들도 꼭 필요한 요원을 제외하고는 전원 현지에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철수하는 외국인 규모는 수천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금융기구를 비롯해 현지 진출 외국 기업들도 직원들을 대피시킬 예정이어서 내전 이후 진행되던 코트디부아르 재건 사업이 모두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코트디부아르 정부는 연일 방송을 통해 시위 자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시위 과정에서 프랑스군의 발포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흥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 현지 언론들은 이번 소요 사태로 지금까지 100여명이 숨졌고 수백명이 다쳤으며 혼란을 틈타 4000여명의 재소자가 탈옥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코트디부아르 제재안을 제출하는 등 사태 수습을 위한 국제사회의 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재안에는 코트디부아르에 대한 무기판매 금지와 해외자산 동결 등의 방안이 담겨 있다. 타보 음베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도 아프리카연합(AU)을 대표해 그바그보 대통령을 만나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이번 시위는 6일 코트디부아르 정부군의 오폭으로 프랑스군 9명이 사망한 직후 프랑스의 보복으로 코트디부아르 공군이 초토화되면서 시작됐다. 프랑스군의 보복 공격은 프랑스의 식민 통치를 받았던 코트디부아르 국민의 반프랑스 정서에 불을 질렀다.

코트디부아르는 1946년 프랑스 해외영토로 병합됐다가 1960년 독립했다. 독립 뒤에도 남부 아비장에는 프랑스군이 주둔해왔고 1만4000여명의 프랑스인이 코코아 원두 수출로 유명한 이 지역 경제권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