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AEA ‘심각한 우려’, 걱정 안 해도 되나

  • 입력 2004년 9월 14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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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엊그제 시작된 IAEA 이사회에서 한국의 핵물질 실험을 ‘심각한 우려 사안’으로 규정했다. 외신은 IAEA가 다루고 있는 한국의 위반 사례가 6건이나 된다고 전했다. 우라늄 분리 실험과 플루토늄 추출 사실만 알고 있던 국민에게는 놀라운 소식이다. 문제가 풀리기는커녕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정부 관계자들은 “‘심각한 우려’는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라면서 새로 드러난 의혹에 대해서도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IAEA는 핵 활동에 관한 국제적 심판관이다. 그런 IAEA가 심각하게 우려하는데 국민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해서는 설득력이 없다. 핵 관련 활동을 찔끔찔끔 공개해 국제적으로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IAEA의 사찰대상이 된 현실과 어울리지 않는 안이한 대응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IAEA 설득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 말대로 mg 단위의 플루토늄 추출, 실험 차원의 우라늄 분리, 문제될 게 없는 금속 우라늄 생산이었다면 왜 IAEA를 설득하지 못하는가. IAEA 사무총장이 근거 없이 위험을 과장했다면 나라의 명예를 걸고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정부가 사소한 잘못을 숨기거나 보고를 하지 않아 일이 커진 것이라면 솔직히 고백하고 의혹을 풀어야 한다. 외교부와 과기부의 손발이 맞지 않아 혼선이 빚어졌다면 이제라도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응을 통해 ‘무혐의’를 받아내야 한다.

이런 식으로 IAEA에 끌려가면 핵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국가의 신뢰마저 손상된다. 플루토늄 추출은 외신보도를 통해, 150kg의 우라늄 생산은 IAEA를 통해 알게 된 국민의 불신도 커질 수밖에 없다. IAEA가 정부의 해명을 인정해야 국민도 정부를 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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