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독립신문, 다시읽기’…구한말 신문서 배운다

  • 입력 2004년 6월 4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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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신문, 다시읽기/서울대 정치학과 독립신문강독회/468쪽 1만4500원 푸른역사

‘최초의 한글신문’ 또는 ‘구한말의 계몽신문’으로 피상적으로만 이해돼 온 독립신문이 오늘날 한국의 정치사회 현실에도 여전히 유효한 사유를 펼쳤음을 보여주는 글들을 모았다.

서울대 정치학과의 독립신문강독회에서 1996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 6년 8개월간 독립신문을 읽고 토론한 16권의 자료집에서 119개의 사설을 선정해 ‘조선의 실상’ ‘개혁의 방법과 내용’ ‘근대학문의 수용’ 등 3개 주제로 분류했다.

독립신문은 양반과 기득권층의 언어였던 한문을 버리고 평민과 여성까지 소통할 수 있는 언어인 한글을 택함으로써 비로소 국어를 발견했고, 국민을 발견했다. 또 토론과 비판을 통해 ‘공론의 장’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민주적 개혁을 추진했다. 서울 종로 한복판에서 장작불 집회로 열렸던 만민공동회는 오늘날의 ‘촛불집회’를 연상시킨다. 남에게 의지하고 살려는 ‘조선병(病)’의 행태를 통탄한 글은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두고 고민하는 21세기의 우리가 귀담아들어야 할 따끔한 가르침이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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