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벽 과연 넘을까”…재계, 수사 예의주시

입력 2003-11-25 18:45수정 2009-09-28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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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서열 1위의 삼성그룹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24일 전격 실시된 것을 계기로 삼성그룹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검찰은 강호문(姜皓文) 삼성전기 사장과 이 회사 납품업체 동양전자공업 최병수 대표를 이날 소환해 밤늦게까지 비자금 조성 경위 및 자금 사용처 등에 대해 강도 높게 조사했다.

또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관련 임원들을 곧 불러 삼성전기 비자금 조성에 개입했는지와 불법 대선자금 제공 여부 등을 추궁하면서 삼성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다는 전략을 내부적으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삼성에 대한 수사가 한 계열사의 소규모 비자금 조성 비리에서 멈출지, 아니면 그룹 전반으로 확대될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한국 경제와 재계에서 차지하는 삼성의 비중을 감안할 때 삼성에 대한 수사가 명쾌히 이루어지지 못하면 불법 대선자금의 실체를 규명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LG 현대차 롯데 금호 한진 두산 등 대선자금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다른 대기업들도 삼성에 대한 수사가 자신들에게 미칠 파장 등을 따지면서 수사 과정을 주시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대선 당시 삼성그룹측이 민주당에 편법 제공한 것으로 드러난 3억원 이외의 불법 대선자금이 있을 경우 삼성측이 ‘자백’을 하거나 수사에 협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이 같은 목적을 손쉽게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이 설혹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했더라도 스스로 이를 시인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의 전격적인 삼성전기 압수수색이 ‘자백’하지 않는 삼성에 대한 일차적인 경고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의혹 고발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이 삼성에버랜드 관계자 1, 2명을 금명간 기소키로 내부 결론을 내린 것도 압박 카드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검찰과 삼성의 대결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 결과에 따라 앞으로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큰 영향을 받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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