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정치적 내공도 없이 연예인처럼 인기만…”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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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니라 마음이 아픈 것 같다.”

열린우리당 김원기(金元基) 공동의장의 한 측근은 19일 돌연 휴가를 떠난 그의 심경을 이같이 대변했다. 김 의장은 특히 ‘세대교체형 간판론’을 내세우는 당내 소장파들이 ‘화합과 당의 연착륙’을 위한 자신의 당 중앙위의장(대표) 간선제 주장을 당권욕에서 나온 것처럼 몰고간 데 대해 섭섭한 심정을 주변에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김 의장이 17일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되자 18일 김 의장의 ‘직선제 의장경선 불출마’ 발언과 다음날 휴가로 이어진 일련의 행보가 ‘노심(盧心)’과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백의종군설까지 나돌고 있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20일 “김 의장이 최근 당내 상황과 관련해 ‘인간이 무리지어 사는 정치의 세계에서는 인간적 정치적 내공 없이 임기응변으로 연예인처럼 일시적 인기만 누리는 사람은 큰 변화를 주도해나갈 수 없다’고 소장파들에게 충고하는 듯한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시대를 역행할 생각이 없으며 누구와 권력다툼을 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고 이 측근은 전했다.

한편 김 의장은 이날 시내 한 종합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모처로 옮겨 가서 며칠 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김 의장은 19일 저녁 서울 중구 신당동 정대철(鄭大哲) 전 민주당 대표의 자택을 방문해 함께 목욕을 한 뒤 식사를 하고 밤 10시쯤 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정 전 대표는 “김 의장은 노 대통령에게 당과 청와대에 경륜 있는 인재를 함께 써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의 입장은 잘 모르겠지만 김 의장의 기분이 좋았던 것으로 봐서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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