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고속철 '김천·구미역'…김천시 "구미 이름 빼라"

  • 입력 2003년 11월 19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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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경부고속철도 중간역을 발표하면서 경북 김천에 들어서는 역의 명칭을 ‘김천·구미역’으로 결정하자 김천시와 지역주민 등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천시는 19일 건설교통부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사전협의나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김천·구미역’이라는 역사명칭을 사용한 과정과 절차 등을 밝히고 관계자를 엄중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시는 또 “역사 예정지 2곳 모두 시내 중심에 위치해 앞으로 고속철도로 인해 도심이 양분되고 소음과 진동, 전자파 등 엄청난 피해가 우려된다”며 “역사가 구미 경계에서 20km 이상 떨어져 있는데 명칭에 구미가 왜 들어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박팔용(朴八用) 김천시장은 “‘김천·구미역’이란 명칭은 반드시 철회돼야 하며 이를 위해 범시민적인 차원에서 정부 등을 상대로 건의하고 투쟁도 벌일 것”이라며 “‘김천역’ 명칭을 쟁취하지 못할 경우 고속철도 중간역이 필요치 않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상당수 시민들도 김천시청 홈페이지에 정부가 결정한 고속철도 역사명칭에 반대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있다.

이은미씨(여)는 ‘구미역이라니?’라는 제목의 글에서 “당초 ‘김천역’으로 알려진 명칭이 갑자기 바뀐 것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다”며 “건교부가 구미의 이용객을 적극 흡수하기 위해 ‘김천·구미역’으로 명칭을 정해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재철씨는 “김천시와 시민들이 10여년간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갖은 노력 끝에 결실을 맺었는데 건교부가 역사 명칭을 ‘김천·구미역’으로 발표해 씁쓸하다”며 “건교부는 각성하고 지금이라도 명칭을 ‘김천역’으로 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시민단체들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경부고속철도 김천역 유치 범시민추진위원회’도 역사명칭 변경을 위한 투쟁계획을 조만간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천=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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