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분 심상찮다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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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심상찮다. 정범구(鄭範九) 의원이 11일 전격 탈당한 데 이어 12일에는 장성민(張誠珉) 전 의원이 당 지도부의 '폐쇄성'을 비판하며 박상천(朴相千) 대표와 정균환(鄭均桓) 총무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내분 양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주말쯤 호남지역 기초단체장 6,7명의 탈당 및 신당합류설이 나돌고 있다. 열린우리당 박양수(朴洋洙) 의원은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의 국회 표결(10일)에서 찬성 당론을 따르지 않고 투표에 불참했거나 기권했던 의원, 강원 및 호남지역 의원 가운데 7,8명이 조만간 순차적으로 탈당해 우리당에 동시입당할 것"이라고 운을 떼기도 했다.

KBS가 코리아리서치센터와 함께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한나라당 21.9%, 우리당 16.4%, 민주당 13.6%로 우리당 지지율이 처음으로 민주당을 앞섰다. 이에 한 호남지역 의원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같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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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서는 위기의 1차 원인을 한나라당이 단독제출한 특검법에 손을 들어줌으로써 "부패정당과 손잡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몰아세우고 있다"는 지지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는 점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박대표-정총무 중심의 '정통모임'측이 사고지구당 조직책 선정 등 당운영에서 중도성향의 통합모임과 당내 소장개혁파들을 배제함으로써 보수적이고 정체된 당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당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한 핵심당직자는 "당권파들이 총선을 앞두고 서울 경기는 물론 호남 일대에 자신들의 보좌관출신 등 '내 사람'을 심기에 급급하는 바람에 내년 총선의 참패가 예고되고 있다"고 흥분했다. 실제 조강특위는 위원장인 장재식(張在植) 사무총장을 비롯, 9명 가운데 강운태(姜雲太) 의원을 뺀 전원이 정통모임 쪽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조강특위에서 정말 그런(내사람 심기) 식으로 결정되고 있다면 나도 불만이다. 내 보좌관 출신 한 명도 조직책 신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마저도 유보하도록 지시했다"며 조직책 선정의 투명화와 개혁적 인재 배치 원칙을 강조했다.

중도 개혁성향의 한 재선의원은 "제2의 분당위기를 막으려면 조직책 선정 등 총선 진용 구축은 28일 전당대회에서 뽑히는 새 지도부가 주도하고 당안팎의 중도 개혁성향 인재들을 끌어안음으로써 외연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여의도 당사까지 기자를 태웠던 50대 초반의 택시기사도 "20살 때부터 지난 대선까지 민주당만 찍었던 사람이다. 그런데 요즘 민주당은 밖으로 한나라당과 손잡고 안으로는 반쪽 된 콩알을 반의반 쪽으로 만드는 데만 힘을 쏟고 있는 것같다"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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