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책의향기' 선정/'네트워크 사회의 도래'

  • 입력 2003년 6월 27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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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사회의 도래/마뉴엘 카스텔 지음 김묵한 외 옮김/681쪽 2만4000원 한울아카데미

마뉴엘 카스텔의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는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 필적한다. 두 저작은 여러 점에서 흥미로운 대조를 이룬다. ‘제3의 물결’이 정보사회의 도래에 대한 서곡이었다면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는 메인 테마곡이라 할 수 있다. 전자가 대중적 독자를 위한 책이라면 후자는 전문적 독자를 위한 책이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두 책이 정보사회를 대표하는 저작이라는 점에 이의를 달기 어렵다.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가 갖는 가장 큰 기여는 정보시대의 본질을 네트워크 사회로 파악한다는 데 있다. 지식 정보가 갈수록 중요해진다는 것을 넘어서서 사회를 구성하는 새로운 소통형태인 네트워크의 등장이 우리가 이제까지 살아온 현대사회를 뿌리째 뒤흔들어 놓고 있다는 것이 카스텔의 주장이다. 이 책은 신경제, 노동시장 변화, 가상문화 등을 치밀하게 분석함으로써 인류가 새로운 시대의 문턱을 이미 넘어서고 있다는 것을 생생히 전달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 점에서 이 책은 20세기가 남긴 고전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는 정보사회에 대한 카스텔의 기념비적 3부작인 ‘정보시대:경제, 사회, 문화’의 제1권을 이룬다. 1996년에 초판이 발표된 이 책은 카스텔에게 ‘정보시대의 계몽주의자’라는 찬사를 안겨주었으며 제2권 ‘정체성의 힘’, 제3권 ‘밀레니엄의 종말’ 또한 세계적인 각광을 받았다. 최근 ‘인터넷 갤럭시’로 인터넷사회에 대한 총체적인 조감도를 제시한 바 있는 카스텔은 대니얼 벨과 토플러의 뒤를 이어 정보사회를 대표하는 이론가로 평가받고 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 kimhok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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