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제대로 보기]개발-특허 '반짝효과' 많아

  • 입력 2002년 11월 25일 18시 13분


기술을 개발하거나 특허를 따내면 주가는 당연히 오를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주가가 오르다가 금세 원위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술개발이나 특허 취득이 기업의 내실이나 성장성 향상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다.

기술 관련 공시에는 특허취득 기술도입 기술제휴 기술이전 등이 있다. 기술도입은 국내업체가 로열티를 주고 해외업체로부터 기술을 사들이는 것이고 기술이전은 정반대로 로열티를 받고 기술을 파는 것. 기술제휴는 기술을 공동개발하거나 서로 주고받는 경우를 말한다. 아무래도 기술이전보다 기술도입 건수가 훨씬 많다.

기술이전은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로열티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로열티는 계약 체결 때 받는 착수금과 그 뒤 매출의 일정비율을 받는 ‘러닝 로열티’로 이뤄진다.

기술도입은 돈이 나가는 것이니까 악재가 아닐까? 그렇지 않다. 기술도입은 뭔가 기업활동에 도움이 되니까 하는 것이다. 사들인 기술이 수익성을 높이느냐 여부가 주가 움직임을 결정한다. 이 점에선 특허 취득도 마찬가지다.

기술이나 특허 관련 공시는 내용이 굉장히 어렵다. 기업 펀더멘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애널리스트들도 혀를 내두른다. 그래서 누가 봐도 ‘아, 이건 호재구나’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가가 하루 이틀 반짝하다 만다.

따라서 △구체적인 계약 내용이 알려진 기술이전 △유수의 다국적기업과의 기술제휴 △시장지배력과 마케팅 능력이 있는 기업의 특허 취득 등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되 그 밖의 경우에는 관망하는 것이 상책이다.

특히 신약(新藥) 관련 공시에 주의해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출원을 내고 제품화가 이뤄지기까지는 10∼15년이 걸린다. 성공확률도 극히 낮다. 추격 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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