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세안 FTA 우린 구경만하나

  • 입력 2002년 11월 6일 17시 57분


중국 일본과 동남아시아간에 자유무역지대(FTA) 창설을 위한 움직임이 놀랍도록 빨라지고 있다. 10년쯤 뒤에 관세를 매기지 않고 수출입이 이루어진다는 계획이지만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니다. 중국과 아세안 10개국이 내년부터 FTA 협상을 벌이기로 합의한 데 이어 일본도 아세안과 FTA 창설을 위한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인구로는 세계 최대, 경제 규모로는 3위의 경제블록이 이웃에 만들어지면 우리는 커다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FTA는 불확실한 세계경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대세이다. 우리나라도 아세안과 중일이 참여하는 FTA에서 소외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측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FTA의 필요성을 내비쳤으나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서는 한참 뒤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경제는 지금 가계빚이 급증함에 따라 내수소비의 정체 현상이 가시화하고 기업들의 투자도 늘어나지 않아 경제를 꾸려나가는데 한계에 부닥친 상황이다.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FTA 등 지역경제 공동체에 적극 참여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대외경제협력의 우선 순위도 신중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현 정권은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나 그 때문에 중국 일본 아세안과의 지역경제 협력을 등한히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아시아지역에서 외톨이가 될 수도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지난달 칠레와 가까스로 FTA협정을 맺었지만 협상 과정에서 나타났듯이 사전 준비나 협상 기술면에서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아세안이나 중국 일본과의 FTA는 칠레와의 FTA협정에 비하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날 것이다. 사전에 산업별 이해와 갈등의 조정이 절실하다. 한-칠레 협상 때처럼 부처간 사전 조정도 없이 협상에 임하는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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