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공정공시제 내달 시행…개인투자자 대응법

다음달부터 공정공시제가 시행되면 부지런히 연구하고 분석하는 투자자와 ‘묻지마 투자자’ 사이에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개인투자자는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상장 및 등록기업의 정보를 기관투자가나 애널리스트들과 동시에 공시를 통해 알게 된다. 애널리스트들이 중요한 정보를 기관 고객이나 ‘큰손’에게 먼저 주고 개미들에겐 한물 간 정보를 흘려 뒷북만 치게 만드는 현상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공정공시제가 시행된다고 해서 골치 아픈 정보경쟁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다만 그 경쟁의 중심이 ‘누가 빨리 정보를 입수하느냐’에서 ‘누가 정보를 더 잘 가공하고 활용하느냐’로 옮겨가게 된다. 따라서 정보 흐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파악하고 대비책을 세우지 않으면 기관이나 큰손들과의 수익률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도 있다.

▽정보 흐름을 꿰뚫어봐야〓증권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http://kind.kse.or.kr)과 코스닥증권시장 홈페이지(http://www.kosdaq.or.kr)의 공시란이 투자정보의 보고로 변한다.

거래소 상장공시부 이대규 과장은 “공정공시제가 시행되면 중요 정보는 거의 다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의 홈페이지를 통해 곧바로 전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기업 실적 예측치나 전망치도 함께 공시되므로 이들을 확정치와 구분해 투자에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나 코스닥은 공정공시에서 예외가 인정되는 정보도 가급적 자진 공시나 각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즉각 알리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에 따라서는 홈페이지가 중요한 정보원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또 애널리스트의 역할이 줄어드는 대신 전국적인 언론의 투자정보 중개 기능이 강조된다. 언론 보도에 전보다 더욱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관심 종목에 대해서는 애널리스트가 돼야〓공정공시제는 개미들에게 기관이나 큰손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한다. 따라서 ‘종목 및 업종 재료→종목 및 업종 펀더멘털(기초여건)→종목 및 업종 주가’를 연결지어 판단할 수 있는 기초적인 분석 능력을 갖춰야 이 제도의 이점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

현대증권 오성진 투자분석팀장은 “증자, 수주 등의 재료가 기업 내실에 어떤 영향을 어느 정도 주는지 정도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기 나름의 잣대를 갖고 대응하지 않으면 전보다 장세 대응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특히 공정공시제 도입 초기에는 재료가 한꺼번에 주가에 반영됨에 따라 주가 변동이 극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중심을 확실히 잡아야 휘둘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