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나라종금 어떤 회사?]

  • 입력 2002년 9월 28일 07시 20분


대한종금은 금융기관이 대주주의 사(私)금고로 전락하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잘 보여준 사례다.

98년 5월 1차 영업정지를 당했다가 다시 살아난 대한종금은 99년 6월말 퇴출될 때까지 성원건설을 비롯한 성원그룹 계열사의 자금줄 역할을 했다.

퇴출 당시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 결과를 보면 96년 10월∼99년 4월 제3자 명의를 이용해 성원계열사에 여신한도보다 5700억원이나 많은 돈을 대출해줬다.

그러나 성원계열사의 부도로 대한종금은 5200억원의 부실을 떠안게 됐다.

또 기아자동차에 한도를 초과한 어음지급보증을 해줬다가 1800억원의 부실이 발생했다.

이 같은 부실은 대한종금 대주주였던 성원그룹 전윤수 회장의 주도로 생겨났고 금감원은 그를 부실경영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전 회장은 90년 초반 건설업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인물로 과거 단기금융업계를 주도했던 대한종금을 인수해 눈길을 끌었다.

결국 그룹 성장의 뒷면에는 대한종금의 막대한 자금력이 있었다는 것이 금융계의 시각이다.

나라종금은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이 비자금을 맡겨놓은 사실이 드러나 유명세를 치렀다. 결국 법원은 국가의 손을 들어줘 비자금과 그 운용수익금 230억원을 반납하라고 판결했다.

나라종금은 대한종금보다 1년을 더 버텼지만 대우그룹 연계대출 때문에 문을 닫고 말았다. 종금사들은 보통 1%의 수수료를 얻기 위해 대출의 중간다리 역할을 했었다. 대우계열 금융기관들은 나라종금을 통해 대우계열사에 5000억원을 지원했으나 대우가 망하면서 형식상 대출기관인 나라종금은 부실을 떠안았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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