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 5명 유골 실종 11년半만에 발견

  • 입력 2002년 9월 26일 23시 27분



91년 3월26일 개구리를 잡으러 간다며 집을 나간 뒤 실종됐던 대구의 ‘개구리 소년’ 5명의 유골이 11년반 만에 발견됐다.

26일 오전 11시반경 대구 달서구 용산동 대구성산고교 신축 공사장 뒤편 와룡산 자락에서 최환태씨(55·달서구 용산동)가 개구리 소년들로 보이는 어린이 유골과 옷, 신발들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최씨는 “산에서 도토리를 줍기 위해 낙엽더미를 헤치다가 유골과 신발 등이 나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어린이용 신발 5켤레와 운동복 등 옷가지 10여점이 함께 발견됐다. 유골 1구의 치아에서는 실종된 조호연(趙浩衍·당시 12세·대구성서초등학교 5년)군이 하고 있었다는 보철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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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신발과 옷가지, 일부 유골의 치아 보철 흔적 등이 실종된 어린이들의 것과 같다는 가족의 말에 따라 발견된 유골이 개구리 소년들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골들이 한데 엉켜 있었고 현장에 구덩이의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어린이들이 추운 날씨에 길을 잃고 헤매다 서로 부둥켜안고 있다가 체온이 떨어져 숨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애가…” 안타까운 가족들. 26일 대구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에서 발견된 개구리 소년들의 옷과 신발 등 유품을 가족과 경찰들이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 대구신문

그러나 경찰은 실종 후 와룡산 일대에 대한 수차례의 정밀수색에도 불구하고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고, 집중호우로 유골을 덮고 있던 흙더미가 씻겨 내려가면서 유골이 발견됐을 가능성이 있어 이들이 타살된 뒤 암매장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유골이 발견된 현장은 개구리 소년들의 집이 있는 달서구 이곡동 동네에서 2㎞가량 떨어진 곳이다.

경찰은 신원 확인과 사망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유골과 옷가지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개구리 소년 사건일지▼

▽91년 3월26일〓개구리 소년 5명 실종

▽91년 7월5일〓경찰 50명 25개조로 특별수사대 편성

▽93년 1월〓실종 어린이 부모들, 김영삼 대통령 당선자에게 탄원서 제출

▽93년 9월〓실종 어린이 부모들, 자식들에 대한 직접 수색 작업 포기

▽95년 7월〓경찰, 실종 어린이들 전단 2만여장 제작 배포

▽96년 5월〓대구경찰청 수사본부 해체, 달서경찰서에 수사반 편성

▽2001년 10월22일〓실종 어린이 김종식군 아버지 간암으로 사망

▽2002년 9월26일〓대구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에서 유골 발견

▼개구리 소년 명단▼

우철원(禹哲元·당시 13세·초등교 6년)

조호연(趙浩衍·당시 12세·〃5년)

김영규(金榮奎·당시 11세 ·〃4년)

박찬인(朴燦印·당시 10세·〃3년)

김종식(金鐘植·당시 9세·〃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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